ELS·ELB 발행금액 전년대비 반토막
퇴직연금 편입없이 ELS발행량 앞서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의 발행금액이 주가연계증권(ELS)을 앞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사태부터 이어진 ELS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보다 안전한 ELB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ELS·ELB의 발행금액은 4조1182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9867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전체 발행규모는 반토막났으나 ELB의 발행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 4월 ELB 발행규모는 2조829억원으로 전년 동기(9138억원)대비 127.9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ELS의 발행금액은 2조352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29억원) 77.56% 감소했다.

ELB는 쉽게 말해 원금 보장형 ELS다. 투자액의 90%를 채권 등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하고 10%를 주식 등에 투자한다. 따라서 주식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채권 환수 금액으로 원금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그간 ELB는 ELS 대비 발행금액이 적었다.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에도 수익률이 2~3%로 ELS보다 낮고 수익을 거두는 구조도 복잡해 투자자 선호가 낮았기 때문이다.

실제 퇴직연금 사업자가 ELB를 편입해 발행량이 급증하는 12월을 제외하면 ELB는 ELS와 월 평균 약 4조원의 발행규모 차이가 지속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DLF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하고,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ELS 원금손실까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안전한 상품인 ELB를 선호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ELS 발행량 급감에 증권사들은 원금손실이 제한된 구조나 고금리 저낙인(knock-in) 구조로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ELS를 발행했지만 투자심리를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습이다.

또 최근 시장변동성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ELS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영향도 있다. 통상 파생상품 투자자는 상환된 금액을 재투자하기에 발행규모와 상환금액은 비례한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주요 지수가 급락하며 ELS의 상환이 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ELS와 ELB는 상환금액에 비례해 발행규모가 정해지는 것은 맞지만 ELB 발행량의 급격한 증가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까 투자자들이 ELS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발행이 줄었다”며 “반대로 어떤 시장상황에도 안정적인 상품인 ELB의 선호도가 높아져 발행규모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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