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신용카드 비중 13%대, 체크카드 발급↓
디지털‧언택트 확산에 모바일전용 카드 늘어

현대카드 카드팩토리 내부 전경.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디지털화 추세에 실물 카드 발급량이 줄면서 현대카드의  ‘카드팩토리(CARD FACTORY)’가 계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와 은행의 휴면신용카드 수는 증가 추세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카드로 올해 1분기 기준 1만648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총 신용카드 수 대비 휴면카드 비중은 13.72%로, 직전 분기 대비 0.66%포인트 늘었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이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을 폐지해 불필요한 카드 재발급은 더 줄어들 예정이다.

체크카드 발급 수도 매분기 감소하고 있다. 최근 3분기 동안 체크카드 신규 발급은 △2019년 3분기 11만1190개 △2019년 4분기 11만701개 △2020년 1분기 11만448개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시 실물 카드 생산라인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여타 카드사들이 카드 제작을 외주로 주는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자체 공장을 보유해 리스크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카드의 경우 올해 1분기 휴면카드 수는 1090개로, 전체 신용카드의 7.58%를 차지했다. 또 체크카드 발급 수는 138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분기 평균 155개와 비교해 10%가량 줄어든 수치다.

카드팩토리는 현대카드의 생산을 전담하는 곳으로 지난 2015년 8월 설립됐다. 당시 현대카드는 단순히 상징성을 넘어 직접 카드를 찍어내는 기능성까지 고려해 야심차게 도심 속 공장을 선보였다.

카드팩토리는 여의도 중심지 내 아시아원빌딩 9‧10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면적은 1190㎡(약 360평) 수준이다.

이 곳은 현대카드 브랜딩을 위한 쇼룸으로도 운영되며 소비자들에게 현대카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카드팩토리의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간편결제의 확산, 온라인 결제 증대 등 우리나라의 결제시장이 ‘현금 없는 사회’에서 더 나아가 실물 카드가 모바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카드업계 화두도 디지털화, 언택트(Untact)가 꼽힌다. 코로나19(COVID-19) 여파와 맞물려 지급결제수단의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카드사들은 비교적 연회비가 저렴한 ‘디지털전용 카드’를 선보이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현대카드 카드팩토리가 자사 상품만 취급해서는 머지않아 생산적인 측면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외부 사업 수주 등 쓰임새를 다양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카드팩토리는 지금의 추세로 봤을 때 효용성이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며 “초기 투자비용, 유지‧보수비, 공간 활용성 등 투자 대비 실속을 못 차릴까 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물 카드로 결제할 때 주는 만족감도 카드사가 줄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라며 “현대카드 팩토리는 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다. 카드를 자체 발급해 보안이 뛰어날 뿐 아니라 브랜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2년 여의도 본사 주변에 있는 아시아원빌딩을 추가 사옥용으로 88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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