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상품개발부 권대성 팀장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신용카드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와 코로나19(COVID-19) 등 대외적인 여건으로 인해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존 상품 수준의 혜택을 담기 어려워진 것은 물론, 일명 ‘혜자카드’로 불리는 상품들도 단종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우리카드가 업계 최초로 기존 상품에 혜택을 더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 시작으로 지난 6월 비대면(UNTACT)결제, 정기결제 특화 상품으로 출시한 ‘카드의 정석 UNTACT’의 부가서비스를 이달부터 업그레이드했다. 정기결제 가맹점을 7개 추가하고 연회비 인상 없이 기존에 발급받은 고객들도 동일하게 할인율 2배를 누릴 수 있게 했다.

우리카드 상품개발부 권대성 팀장<사진>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처럼 카드 서비스를 줄이는데 골몰하는 게 아니라 계속 업데이트할 방법을 고민했다”며 “이와 같은 상품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카드는 상품 개발 시 고객의 선택을 받은 이후에도 평균 3년간 사용되는 카드상품의 특성상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트렌디한 혜택을 가미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권 팀장은 “이 조합이 조금만 어긋나도 시장에서 외면받는 상품이 돼버리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갖췄는지 재점검한다. 나부터 사용하고 싶은 상품이어야 고객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품들을 내놓기 위해 우리카드 상품개발부에 소속된 총 14명의 정예 인원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상품개발부는 신용·체크·법인 및 프리미엄 신상품 개발과 시장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상품개발팀’과 프로세스 개선 등 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상품운영팀’으로 나뉜다.

우리카드의 대표적인 시리즈 상품은 ‘정원재 카드’로도 불리는 카드의 정석이 꼽힌다. 카드의 정석 첫 상품인 ‘카드의 정석 POINT’는 200만장 이상 발급됐다. 뒤이은 상품도 흥행을 거듭했고 이는 브랜드 강화로 이어지게 됐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금까지 신용카드 22종, 체크카드 11종을 출시해 지난달 기준 700만좌를 넘어섰다. 이는 업계에서 단일 시리즈 중 최단기간에 이룬 기록이다.

각 카드는 포인트, 할인, 항공사 마일리지, 외국인전용, 비대면 혜택 등으로 특색을 나타내며 지금도 매일 1만장 이상이 발급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800만좌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권 팀장은 카드의 정석 인기 비결로 다양한 혜택이 담긴 시리즈 상품에 개성 있는 디자인을 꼽았다. 그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디자인 경영’을 엿볼 수 있다”며 “정 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브랜딩과 고객 중심 마인드가 상품 기획, 서비스 구성, 디자인 등 모든 단계에 반영돼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라이프와 테크핀의 강세로 카드 상품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 팀장은 “카드 상품의 서비스와 마케팅은 소비 행태를 반영한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야 함은 물론이고, 최근 3년간 세 차례에 걸쳐 대폭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율로 인해 과거 출시 상품의 상당수가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대체 신상품 개발이 붐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올해 1월 말부터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의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라 과거 제공하던 수준의 서비스를 신상품에 담아내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에 카드디자인 컬래버레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카드사들은 그간 3~4년에 한 번씩 상품을 리뉴얼해 홍보, 영업, 마케팅에 활용해왔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고객들에게 참신함을 어필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라인업(Line-up) 강화를 통해 메스티지 및 프리미엄 상품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 팀장은 “프리미엄 카드 개발에 더욱더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와 비대면 트렌드에서 소비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카드 주요 사용층의 소비는 해외여행 관련 매출만 줄었을 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상품은 해당 카드사의 이미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유용하지만, 20~30대 젊은층의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충족에 따른 유입 속도도 빨라지게 한다는 부연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 “앞으로도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팔아야 하는 상품’이 아니라 ‘팔리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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