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설정액 약 500억 증가…수익률 12.6%
정부 정책과 신규펀드 늘어나며 시장 확대 전망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최근 ESG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성과까지 우수하게 나오며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ESG 펀드란 SRI(사회책임투자)로도 불리며 재무적인 측면 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측면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해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SRI펀드의 설정액은 3673억원으로 연초 이후 492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3조4670억원, 국내 혼합형 펀드에서 10조4388억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1조6167억원 자금이 유출된 것과 비교된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연초 이후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로 133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가장 크게 설정액이 증가했다. 다음으로 삼성KODEX MSCI ESG유니버셜 상장지수펀드(ETF)에 48억, 한화코리아레전드책임투자펀드에 43억원 순으로 설정액이 늘었다.

ESG 펀드의 자금 유입은 코로나 19로 인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 안정성을 기대한 투자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ESG 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란 인식이 크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이에 따른 자금 유입도 ESG 설정액 증가를 이끌었다. 

성과도 우수했다. 연초 이후 SRI펀드의 수익률은 전일 기준 12.6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7.96%,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11.34% 보다 높았다.

개별 펀드로는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가 28.27%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한국밸류10년투자주주행복펀드(21.96%), KTB ESG1등주펀드(19.55%)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성과가 뒷받침되면서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ESG 투자가 성과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익과 환경·사회 등 비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지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향후 ESG 펀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뉴딜 등 정부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내에 환경·사회 관련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마련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율공시를 촉진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부터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보고서 거래소 공시를 의무화해 ESG 등급을 올리려는 기만적 행위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관련 펀드 출시를 늘리고 있다. 올해에만 총 6개의 ESG 신규 펀드가 출시됐으며 연내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도 ESG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한 해 동안 6개 펀드가 신규 설정된 것과 비교되는 속도다.

특히 올해에는 ESG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최초로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당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펀드를 설정했다. ESG 채권은 ESG 관련 사업에 자금을 대거나 재정을 지원하기로 확약한 특수목적채권이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일부 ESG 투자 테마는 투자자들 사이에 매우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관련 운용 규모도 증가해 글로벌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된다”며 “ESG 투자는 우리 생존을 위한 투자이며 동시에 미래를 위한 준비이자 후세와의 공존을 위한 것임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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