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점유율 ‘펫퍼민트’, 누적손해율 49%
미등록견도 OK…보험금누수 우려도 불식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반려동물보험(펫보험)에 가입하려니 보험료가 부담이라면?

잘 만든 상품에 가입하면 걱정을 덜 수 있다. 그간 펫보험은 각종 보험사기나 보험금 과다청구로 가입자에게 과도한 보험료 부담을 지울 것이란 우려가 있어왔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펫퍼민트’의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손해율은 49%다. 펫퍼민트는 지난 2018년 10월 출시돼 약 22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거둔 보험료로 얼마나 보험금을 지급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보험사가 약 2년간 100원의 보험료를 받고, 49원의 보험금을 내줬단 의미다.

펫퍼민트는 반려동물에겐 사실상 평생인 20년을 보장하면서, 보험료가 3년마다 조정되는 갱신형 상품이다. 이러한 갱신형 상품은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오르고 낮으면 내릴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삼성화재의 펫보험 ‘애니펫’도 1년 혹은 3년으로 갱신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애니펫도 펫퍼민트와 비슷한 수준의 손해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갱신형 상품에서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가입자에게 혜택이다. 보험사는 갱신 시점의 손해율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조정한다.

펫퍼민트는 출시 후 약 2년간 누적 3만건의 판매가 이뤄졌다. 국내 펫보험 시장에서 9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선택을 받은 상품이다. 애니펫 또한 카카오페이, 편의점 CU 등으로 판매채널을 확정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타사들도 이들 손보사의 펫보험 손해율에 많은 관심이 있어왔다. 펫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슬개골 탈구나 피부·구강질환 등 반려동물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보장하지만, 결국 우려했던 손해율 악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 판매되는 펫보험은 슬개골이나 고관절의 경우 1년간의 면책기간(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간)이 있다. 

메리츠화재에 의하면 가입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슬개골 관련 보험금 청구가 급증했지만, 청구자의 85% 이상이 청구 이후에도 보험을 유지했다. 일부 가입자가 체리피킹(좋은 것만 골라내는 행위)을 통해 나머지 가입자들의 보험료 상승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미등록견에 대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우려도 해소했다. 펫퍼민트는 반려동물에 대한 가입심사(언더라이팅)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가입자에게 일정 수준의 고지사항을 묻는 이외엔 전면 사진 1장이 전부다.

그간 미등록견을 받아주면 두 마리 이상의 반려견을 동시에 가입해 보험금을 타먹는 보험사기가 만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어왔다. 

안정적인 손해율 추이가 이어지면서 펫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그간 국내서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를 보험가입자의 모럴해저드로 인한 손해율 악화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철저한 시장 조사 및 위험률 예측, 수의사 보상전문인력 도입 등으로 갱신 시점에서도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펫보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 펫보험 문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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