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편의성 증대 및 보안성 강화 기대
뒷짐 진 카드사들 “시장 동향 살필 것”

현대카드가 새롭게 내놓은 기프트카드 3종 플레이트. (이미지= 현대카드)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현대카드가 보안이 취약해 불법복제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MS(마그네틱)카드에 작별을 고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신용‧체크카드에 이어 최근 IC(집적회로)칩을 탑재한 기프트카드(선불카드)를 내놨다. 고객의 결제 편리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최초의 시도다.

그간 고객들은 가맹점서 기프트카드로 결제 시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다. 카드단말기가 MS카드결제기에서 IC카드 중심의 단말기로 바뀌었지만, 카드사들이 MS카드를 고집하면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기프트카드를 IC카드단말기로 결제 시 IC카드리더기에 일부러 꽂아 결제 오류를 발생시킨 다음 MS카드리더기로 긁는 방식으로 결제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이를 개선해 MS카드리더기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됐지만,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MS카드인식기가 없는 가맹점에서는 이마저도 힘들다.

카드사들은 신용‧체크카드와 달리 기프트카드는 충전식 선불카드여도 일회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수익성이 저조해 개당 600~800원인 IC칩을 탑재할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가령 기프트카드 10만원권을 0.5%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에서 결제한 경우 단순 계산 시 수수료가 500원에 불과하다. 과거 ‘낙전수입’으로 여겨지던 기프트카드 미사용잔액이 2017년부터 여신금융협회 사회공헌재단에 모두 기부되도록 제도가 바뀐 점도 한몫했다.

결국 기프트카드의 사용이 불편해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었으나 최근 들어 시장 규모가 불어나면서 IC칩을 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 기프트카드(선불카드) 이용실적. (표= 대한금융신문)

현대카드의 경우 최근 3년간 기프트카드 이용실적은 소폭 감소하다 올해 1분기 75억900만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1년 전(48억300만원)보다 56.3% 증가한 수치다.

선불카드는 기프트카드 외에도 지역화폐에 활용되는 등 쓰임새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관련 정부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이용률이 급증했으나 MS카드인 탓에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하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MS카드 결제 경험이 적은 가맹점들도 선불카드로 결제를 요구하는 손님들을 돌려보내거나 카드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추후 정부의 지원정책사업 추진 시 현대카드의 IC칩 기반 선불카드는 큰 메리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변형한 전략을 구상 중이거나 기업계 카드사로서 기프트카드를 체크카드 대체수단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로서는 고객의 니즈가 있어 기프트카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마진이 남는 사업은 아니다. IC칩을 탑재한 기프트카드에 대한 시장 분위기와 동향을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