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연속 판매잔고 하락세
“제도 개선으로 신뢰 회복해야“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2년3개월 만에 20조원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라임·옵티머스펀드 환매 중단,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19조3413억원으로 전월 대비 3703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20조 벽이 무너진데 이어 회복하지 못하고 사모펀드 판매액이 더 줄어들며 28개월만에 최저점을 기록한 것이다.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고는 28개월 전인 지난 2018년 4월말(19조3086억원)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지난해 6월말 최대치인 27조25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8월말까지 14개월 연속 판매 잔고가 하락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모펀드 판매 잔액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크게 감소했다. 판매 잔고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2018년 4월말 개인 비중은 6.52%였으나 8월말에는 4.58%로 줄어들었다.

개인투자자의 사모펀드 가입 급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연기 사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디스커버리, 해외금리연계 DLF, 알펜루트, 팝펀딩연계펀드, 젠투파트너스, 옵티머스 등 대규모 이슈가 발생하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진 것이다.

또 해외금리연계 DLF 사태로 인해 도입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제도로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크게 제한된 요인도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 당국은 원금 2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 중 구조가 복잡한 것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지정해 고난도 상품인 사모펀드는 은행이 판매할 수 없게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전체 은행의 개인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고는 7조9675억원이었으나 지난 8월 4조7259억원으로 3조2416억원 감소했다.

이밖에 사모펀드 판매사들이 사모펀드 판매를 꺼리게 된 요인도 있다. 펀드 환매발생 시 판매사가 선보상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모펀드에 대한 판매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실제 라임사태에서도 신영증권이 라임펀드 투자자에게 400억원을 보상한다고 발표한 이후, 여러 판매사들이 선보상안을 내놓았다. 또 신한금융투자가 독일 헤리티지 DLS, 하나은행이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IBK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 손실에 대한 선보상안을 고지했다.

이처럼 사모펀드 시장이 외면받는 가운데 판매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라임브로커 연계 직판채널을 도입해 신생 운용사의 운용이력을 축적하고, 업력이 축적된 사모운용사들은 대형 금융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를 모집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연구위원은 “대형 판매사의 경우 업력과 운용이력이 없는 스타트업 사모펀드 판매는 신의성실원칙에 따라 판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신생 사모펀드들은 자기자금이나 프라임브로커의 투자자 소개 등을 통해 자금을 모집한 후 운용이력을 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프라임브로커를 통해 투자전략을 실험하고 성과가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된 사모펀드들에 대한 개인의 접근성이 높아져 사모펀드 시장의 발전과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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