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 이익 ↑ 부채부담 ↓
“2위원 경쟁서 장기적으로 유리”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간 손해보험업 2위권 경쟁의 핵심은 운전자보험이 될 전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의 올 3분기 기준 운전자보험 누적 신계약건수는 131만건으로 전년동기인 57만건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장기인보험 신계약건수에서 운전자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6.3%까지 늘어났다. 올해 DB손보가 판매한 상품 중 절반 이상이 운전자보험이었던 거다.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 수입도 3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154억원)보다 101.3% 늘어났다. 

운전자보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영향이다. 형사합의 대상이 확대되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형사합의금, 벌금, 변호사비용 등을 보장하는 운전자보험에 대한 니즈가 커진 거다.

이전에도 DB손보는 손해보험사 가운데 운전자보험을 가장 많이 파는 보험사였다. 전문가들은 DB손보의 높은 운전자보험 판매비중이 2위권 경쟁 중인 현대해상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내다본다. 이유는 해당 상품의 높은 이익창출능력 때문이다.

DB손보의 운전자보험 손해율은 6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손해율은 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을 의미한다. 위험보험료로 100원을 걷어 매해 40원의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만기가 짧고, 준비금(가입자에게 장래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쌓는 돈)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손보사들이 판매에 주력하는 건강보험은 가입시점부터 최대 110세까지 발생할 질병을 보장할 정도로 만기가 길다. 

이 경우 보험사는 계약자가 초기에 낸 보험료의 대부분을 준비금으로 적립한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특성에 초기에 거둔 보험료의 대부분을 보험금 지급재원으로 쌓아야 한다.

반면 운전자보험의 만기는 3년에서 5년으로 짧아 이러한 부담이 적다. 나중에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에 대한 부담이 적을수록 보험료로 공격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해진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판매가 중심인 보험사다. 최근 어린이보험은 100세 만기 상품까지 나왔다. 태아(0세)부터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향후 100년간 발생할 사고에 대한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어린이보험이 손보사의 대표 적자 상품인 실손의료보험과 함께 가입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들은 보험사의 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보험 중 만기가 가장 짧은 상품이 운전자보험이고 가장 긴 상품이 어린이보험”이라며 “낮은 손해율에 준비금 부담이 적은 운전자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DB손보가 2위권 경쟁서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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