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유명순 씨티은행장, 특화된 차별화 전략 추구
“유연하고 빠르게, 능동적으로 변화 준비해야 한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우리의 조직 문화는 우리 모두의 생각과 행동의 결정체다” 유명순 신임 시티은행장이 최근 취임사에서 말한 내용이다.

조직 구성원 모두의 생각과 행동이 문화가 되고 그 문화는 외적으로 발현돼 정체성을 이룬다.

‘생각’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들 알고 있고, 매일같이 그 생각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선 투자의 달인인 워런 버핏의 말을 살펴보자. “출근하면 나는 먼저 천장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투자의 캔버스 위에 무슨 그림을 그릴까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1년에 50주는 생각하는 데 쓰고, 남은 2주만을 일한다”

50주를 생각하고 2주를 일한다는 이야기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워런 버핏만큼 생각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갖 잡동사니들 속에서 체계적으로 생각을 모아내는 데 버핏은 50주의 시간을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는 얼마의 시간을 여기에 투자하고 있을까.

그리고 워런 버핏의 탁월함은 생각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생각’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헤아리고 판단해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대상에 대해서 그렇게 하고 있을까.

공자는 《논어》에서 생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에 빠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의혹에 빠진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즉 배움은 밥을 먹는 것과 같고, 생각은 소화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이를 《논어금독》의 저자 리쩌하우는 “지성이 없는 감성은 맹목이고, 감성이 없는 지성은 공허하다”는 칸트의 말을 인용해 뜻을 강화시킨다.

마음에서 구해야 깨달을 수 있고, 익혀야만 위험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공자의 말이 과연 당대에만 유효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지식을 습득하듯 읽는 데에만 무수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생각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 대니얼 데닛의 책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에는 신경심리학자 마르셀 킨스번의 생각에 대한 글이 인용돼 있다.

“생각하기가 힘든 이유는 진리에 이르는 가시밭길과 막다른 골목에 이르는 쉽고 솔깃한 길이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은 대부분 이런 유혹에 저항하는 일이다. 샛길이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한다. 눈앞의 과제에 집중하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 글에 동의할 것이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생각에 관한 다른 유혹을 느껴본 적이 많지 않은가.

이런 유혹을 이겨내고 과제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생각에 이르는 가시밭길이다.

신임 유명순 시티은행장은 “우리의 생각을 새로이 해 유연하고 빠르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변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변신의 중심에는 생각을 새롭게 하는 행동이 선행돼야 한다. 취임사에서 다윈의 글을 인용했듯 진화의 승자는 힘이 세거나 영리한 존재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한 개체들이다.

그래야 유 행장이 그리는 ‘탁월함을 위한 재설정’이 가능해진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