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3분기 적립률 전년比 24%p 급증
코로나 금융지원정책 만료 임박에 ‘발동동’

4대 시중은행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률 추이.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평균 130.6%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적립률 평균치는 이를 웃돌았다. 이들 은행의 3분기 적립률은 137.08%로, 전년 동기와 견줘 24.69%포인트 상승했다. 

적립률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151.10%를 기록했다. 뒤이어 KB국민은행(140.39%), 신한은행(132.02%), 하나은행(124.79%) 순이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1년 전보다 30.39%포인트 올라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적립률은 95.15%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00%에 못 미쳤으나 올해 상반기부터 1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올해 초에는 전년과 비교해 소폭 줄어들었던 적립률은 현재 수직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대손충당금을 대거 늘린 영향이다.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이자 감면 등 코로나19 금융지원정책 기간이 내년에 만료됨에 따라 적잖은 리스크가 예견되면서 충당금 적립에 적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4대 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쌓은 대손충당금은 1조57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4.6% 급증했다. 

당분간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출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의 기업대출 중 자영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지난해 전체 14.8%에서 올해 21.4%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현재보다 1.6배, 2배 상승 시 은행권의 대손충당금이 각각 8조원, 11조2000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의 충당금은 약 3조5000억원으로 현재보다 2~3배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달 윤석헌 금융감독위원장은 전국은행연합회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권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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