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전무 디지털화 전략 추진의 일환
국내 유일 온라인 생명·손해보험사 보유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빌딩(63빌딩)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빌딩(63빌딩)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한화생명이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100%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온라인 생보사가 된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통해 전속 설계사조직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제 자사 온라인보험 채널인 ‘온슈어(Onsure)’도 떼어낼 가능성이 커졌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자사 CPC전략실 내 디지털 생보사 설립을 위한 유닛(UNIT)을 신설했다.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를 맡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전무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향후 한화 계열 금융사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의 디지털화 전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2013년경 온라인 전업 생보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김 전무는 한화생명에 지난 2014년 디지털 팀장으로 입사했다.

한화생명의 온라인 전업 생보사가 설립되면 한화생명은 생명·손해보험업권에 두 개의 온라인 전업 보험사를 소유하게 된다. 

올 초 한화손해보험이 SKT, 현대자동차와 함께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김 전무의 한화 금융계열사 디지털 전환 작업을 상징하는 회사다.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이나 필요할 때마다 껐다 키는 여행자·휴대폰보험 등 생활밀착형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이미 온라인 손보사를 보유한 상황에서 온라인 전업 생보사 진출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다.

생보업계에 본격적으로 온라인보험이 태동한 건 지난 2013년이다.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온라인보험이 전체 생명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첫 온라인 전업 생보사인 라이프플래닛생명도 비싼 수업료를 지출하고 있다. 출범직후인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누적 결손금만 1110억원이다. 이 기간 동안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투자한 금액만 2000억원에 달한다.

한화생명도 자체 온라인보험 채널인 온슈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좀처럼 성장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한화생명 전체 채널의 누적초회보험료(5709억원)에서 온라인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0.3%(17억원)에 불과하다.

온라인 전업사의 출범 시기는 내후년 쯤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금감원이 실시한 종합검사에서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에 향후 1년간 감독당국 등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지 못한다.

라이프플래닛생명의 경우 교보생명 내에서 예비인가를 받기까지 준비단계에만 2년이 소요됐다.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까지 걸린 시간은 6개월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설계사조직의 스핀오프(분사)를 비롯한 자회사 설립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의 보험사 ‘1사 1라이센스’ 규제가 풀린 것도 분사 및 자회사 설립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을 고심하는 이유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큰 틀에서 금융산업의 디지털 트렌드와 방향성은 맞다”라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되거나 결정난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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