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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통약자 안전 위한 ‘액티브 후드’ 활성화해야
[기고] 교통약자 안전 위한 ‘액티브 후드’ 활성화해야
  • 문지현 기자
  • 승인 2020.12.1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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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박원필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졌지만,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교통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일례로 상반기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윤창호법 시행 이후 주춤했던 음주운전 사고가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2%나 늘었다고 한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다른 사안들에 관심이 밀리다 보니 유독 교통안전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들과 법안들이 공론화되거나 주목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민관이 합심하고 노력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지속적으로 줄여 왔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000명대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도 이 추세를 이어가 두 자릿수(11.4%)의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을 달성했다.

비록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 교통사고 사망자 수 2000명대 진입도 바라볼 수준에 이르렀으며 우리가 항상 비교하던 OECD 교통안전 선진국 수준에도 머지않아 다다를 수 있다는 희망 어린 기대 또한 하게 됐다.

그러나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등과 같은 교통약자(Vulnerable Road Users)의 교통사고 사망자 점유율을 보면 우리나라 교통안전은 여전히 갈 길이 먼 수준이다.

최근 5년 동안(2015~2019년)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및 이륜차·자전거 승차 사망자 점유율은 평균 64.6%에 달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보행중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 당 3.3명에 달해 OECD 평균 1.0명과 비교하면 3.3배나 높은 수준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하다. 전체 보행중 사망자에서 어린이와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증가 추세라는 점에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에 이미 보행중 사망자 내 어린이와 고령자 점유율이 50%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약 60%에 다다랐다.

저출산, 고령 사회에 직면한 우리로서는 교통약자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이 추세를 꺾을 수 있는 전방위적인 접근과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도 도심 제한속도 하향, 보행환경 정비사업 등을 통해 교통안전체계를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차대 사람 사고의 예방과 발생률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추진과 함께 보행중 사망자 감소 및 사고 심도까지 낮출 수 있는 자동차 첨단 안전기술을 활용한 다각적인 정책의 도입도 필요하다.

물론 제한속도 하향 역시 사고예방과 함께 사고의 심도까지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속 30~50킬로미터(km)일지라도 그 속도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보행자와 같은 교통약자들에게는 결코 낮은 속도가 아닌 만큼 사고심도를 줄일 수 있는 다각적인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로 자동차 안전기술 측면에서의 한 방편으로 액티브 후드(Active Hood Lift System, 능동형 후드 전개 장치)를 고려할 수 있다.

액티브 후드는 앞 범퍼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보행자와의 충돌이 감지되면 차량의 후드(본넷)를 자동으로 들어 올려서 보행자가 받는 충격(주로 머리부분)을 흡수하는 안전장치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상용화된 지 오래된 보행자 보호장치다. 이와 유사한 장치로서 충돌 감지 시 후드와 전면유리 사이(와이퍼 부근)에 장착된 에어백이 터져 보행자가 받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보행자 에어백(Pedestrian Airbag)도 있으나, 액티브 후드와 비교 시 상대적으로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이다.

액티브 후드의 보행자 상해감소 효과는 실제 사고데이터를 활용한 효과 검증 부분에서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여러 실험을 통해서 그 효과가 발표된 바 있다.

우선 보행자 사망사고 발생 시 주된 상해부위를 조사한 결과, 머리 부위 상해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이러한 머리 상해에 있어서 액티브 후드가 장착된 경우와 장착되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을 때, 충돌 시 머리가 받는 충격량이 어린이는 최대 37.4%, 성인은 최대 57.8%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신차 안전도 평가(KNCAP)를 통해 차량이 시속 40km로 보행자를 충돌할 때 보행자 머리 부위에 대한 상해 위험도를 평가하고 있다.

통상 자동차 제작사들은 이러한 안전도 평가 기준에 맞춰 최상의 결과가 나오도록 자동차를 설계하므로 보행자 안전성 평가속도(40km/h)에 맞춰 개발된 액티브 후드는 우리나라의 하향된 제한속도 구간(30~50km/h)에서 가장 효과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보행자뿐만 아니라 이륜차, 자전거를 포함하는 모든 교통약자에 대해서도 액티브 후드와 같은 안전장치가 분명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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