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사과와인은 아이스와인 방식으로 생산해 왔는데 최근 증류주 수요가 증가해 증류 생산비중이 높아졌다. 사진은 정제민 대표가 600리터를 증류할 수 있는 상압식 동증류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장면.
예산사과와인은 아이스와인 방식으로 생산해 왔는데 최근 증류주 수요가 증가해 증류 생산비중이 높아졌다. 사진은 정제민 대표가 600리터를 증류할 수 있는 상압식 동증류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장면.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사과와인을 빚은 지 10년, 예산사과와인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와이너리 건물 뒤편으로 증류만 전문으로 하는 증류소 건물이 들어선 데 이어, 7000평 규모의 창고를 임대해 발효 및 숙성 공간을 별도로 분리하는 등 가내수공업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와이너리로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다.

예산사과와인은 캐나다 거주 시절, 와인을 공부한 정제민 대표가 직접 사과 농사를 하면서 아이스와인과 사과증류주를 생산하는 곳이다(2016년12월11일자 본지 참조).

지난해 하반기에는 농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공중파 방송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던 양조장이다.

기자가 예산사과와인을 찾은 지난달 중순 와이너리는 분주했다.

새로 만들어진 증류소 건물에는 600리터급 상압증류기와 650리터급 감압증류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발효 숙성을 위한 공간에는 새로운 발효조가 추가로 들여지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이 넘어서면서, 우리 술의 소비패턴이 극명하게 언택트 환경으로 전환돼 온라인 주문이 늘었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어서 현재의 우리 술 업계가 위기와 기회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 대표가 바라본 국산 농산물 사용 양조장에 대한 진단이다.

예산사과와인에서 생산하고 있는 술 라인업. 오른쪽의 아이스와인 병에 들어있는 술들이 사과와인이며 , 가운데 오크빛을 띤 술이 사과와인을 증류해서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추사), 그리고 그 왼쪽은 감압식으로 내린 (추사백)이다. 가장 왼쪽에 있는 술은 정제민 대표의 기술지원을 받아 당진 순성에서 생산중인 쌀소주 (상록수)다.
예산사과와인에서 생산하고 있는 술 라인업. 오른쪽의 아이스와인 병에 들어있는 술들이 사과와인이며 , 가운데 오크빛을 띤 술이 사과와인을 증류해서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추사), 그리고 그 왼쪽은 감압식으로 내린 (추사백)이다. 가장 왼쪽에 있는 술은 정제민 대표의 기술지원을 받아 당진 순성에서 생산중인 쌀소주 (상록수)다.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지역특산주 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증가한 경우가 많지만, 소비자가보다 낮은 인터넷 판매가로 인해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졌고, 게다가 관광과 체험 등 양조장의 부가적인 수입도 차단돼 6차 산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국산 와인 생산 농가들이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시장의 요구에 바로 반응하면서, 일정하게 술의 품질을 유지하려면 대량 생산을 위한 토대가 마련돼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 정 대표는 더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그 첫 번째가 증류기 증설. 브랜디인 ‘추사’를 생산하는 상압식 증류기와 소비자가 값싸게 접근할 수 있는 사과 소주 ‘추사백’을 증류하는 감압식증류기 이외에 증류기 한 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예산사과와인의 주력 제품은 사과와인이었다.

그런데 증류주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면서 브랜디인 ‘추사’의 수요가 늘어, 현재는 증류주가 과실주를 약간 앞선다고 한다.

여기에 올 1월 출시한 ‘추사백’은 사과의 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숙성의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감압증류의 장점을 그대로 담아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증류주 양산을 위해 증류기 추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브랜디의 숙성을 위해 현재 80개 정도 있는 오크통은 올 연말까지 100개 정도를 더 수입해 해마다 시간에 투자하는 술의 양을 늘린다는 생각이다.

현재까지는 증류소를 테스트해왔다면 앞으로는 산업으로서의 의미 있는 투자를 이어가 좀더 상업적인 양조장과 증류소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정 대표의 복안이다.

이와 함께 과실주의 생산능력도 지난해 150t에서 올해 500t으로 3배 정도 늘릴 예정이다.

특히 고급주류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감안, 와인의 경우 드라이와인을 올부터 생산하고 내년에는 스파클링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캐나다 업체와 기술제휴를 진행 중이다. 또한 와인에 증류주를 넣는 주정강화와인인 포트와인과 아로니아와 블루베리 등의 과실을 와인으로 만드는 것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정제민 대표는 연전부터 추진해온 쌀소주 프로젝트를 최근 끝내고 이웃에 있는 당진 순성영농조합을 통해 당진 쌀을 소주로 만든  ‘상록수’ 제품의 기술지원을 하는 등 국산 농산물에 대한 다양한 판로 확보에 도 나서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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