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 경영전략회의서도 ’고객과 미래‘ 방점
메시지에 이은 행위로 조직에 핵심 관심사 의지 전달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말은 곧 사람이다. 상대방을 믿는 일은 먼저 말에서 출발한다. 그 말에서 신의를 찾아내고, 행동으로 확인한다.

수많은 정치인이 말을 통해 믿음을 얻어내려고 내던진 말에 대해 최대한 행동하는 것을 우리는 수시로 확인한다.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지도자는 또 자신이 그렇게 말했고, 행동했다는 것을 수시로 상기시킨다.

그런 정치인은 생명력이 길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뜨는 해에 사라지는 이슬이 되고 만다.

신뢰를 획득했다는 것은 자신의 말에 권위가 생겼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상인의 말이 믿을 수 있어야 상품이 팔리는 것이고, 정치인을 믿을 수 있어야 표를, 그리고 조직의 리더는 충성심을 얻을 수 있다. 즉 말에 권위가 서려야 뭐든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법을 바꾼다는 뜻의 변법. 그때마다 집행자는 백성들이 새로운 법률을 잘 따르지 않는 것을 고민한다. 전국시대 진나라의 정치가 상앙도 그러했다.

《사기》 ‘상군열전’의 내용에 따르면 상앙이 새로운 법을 정했으나 백성들이 믿지 않자, 세 길이나 되는 나무를 남문에 세우고 이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거액의 상금을 준다고 포고한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일에 상금이 걸린 터라 백성들은 믿지 않았고, 상앙은 결국 상금을 다섯배 늘려 다시 백성들에게 고지한다.

이때 한 사내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실행하고, 상금을 받아 간다.

여기서 생긴 고사가 ‘사목지신(徙木之信)’이다. 약속은 반드시 실천에 옮긴다는 뜻이다.

이처럼 믿기 어려운 일일수록 소문은 빠르게 전파된다. 그리고 상앙은 이튿날 개혁안을 담은 새 법령을 내건다.

천도를 포함한 조금은 과격한 법률이었지만, 포고의 내용을 어긴 태자를 대신해 스승들에게 형벌을 내리자 모두가 상앙의 질서에 편입된다.

이처럼 말은 행위가 뒷받침되면 힘을 얻게 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은 최근 영업전략 회의에서 ‘과정의 공정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해 7월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강조한 데 이어 올해도 ‘성과보다 과정’에 방점을 찍은 경영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잘 세운 계획보다도 중요한 것은 행동이며 그중에서도 고객 중심에서 출발하는 과정의 정당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진 행장.

이 메시지는 고객 중심으로 세워진 계획을 실천하는 것을 말하며, 고객 중심의 시선에서 과정의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고객을 위한 것인가, 미래를 위한 것인가?’라는 두 질문 모두에 예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바른 의사결정과 행동을 위한 신한의 기준”이라고 진 행장은 설명한다.

이처럼 연거푸 ‘과정의 공정성’에 관한 메시지를 낸다는 것은 진 행장의 관점에서 아직도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가 조직에 내려앉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한두 번의 메시지로 변화될 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지속해서 메시지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진 행장은 “성과의 과정이 정당했는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중요 시상에서 제외된 점포가 있었다”라고 메시지에 부연한다.

말에 대한 실천을 상기시킨 것이다. 앞으로도 같은 잣대로 지켜볼 것임을 강조하면서 과정의 정당성을 계속 담보하자는 뜻이다.

이것이 결국은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끝까지 자신의 편에서 일을 처리한 곳을 신뢰하게 된다.

신한은행이 얻고자 하는 가치는 끝까지 고객의 편에서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눈앞의 돈보다 미래의 고객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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