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매출 늘어도 계속보험료 수입 뚝
“과거 달리 주식시장 민감도 낮아져”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변액보험의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누적 매출)는 15조6997억원으로 전년동기인 16조2598억원보다 3.4%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3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꾸준한 반등을 이룬 것과 대조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가입자가 선택한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변동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으로, 증시나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매년 감소세다.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된 수입보험료는 △2016년 17조7890억원 △2017년 17조9926억원 △2018년 17조3985억원 △2019년 16조2598억원 등이다.

수입보험료 성장세가 꺾인 건 초회보험료 유입보다 계속보험료 감소가 더 컸기 때문이다. 변액보험 가입자의 신규 유입보다, 기존 가입자의 해지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1~11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동기(1조6378억원)보다 66.7% 급증했지만, 수입보험료는 오히려 감소했다. 증시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면 변액보험에 돈이 몰린다던 공식도 깨져버린 것이다.

업계는 주식시장의 급반등으로 직접투자나 펀드시장에는 자금 유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반면, 주식시장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변액보험으로의 자금 유입은 더뎠던 것으로 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8일 투자자예탁금은 65조1359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각종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보험을 해지해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는 글도 올라온다. 코로나19로 소득이 상실된 이들이 소득보전을 목적으로 보험을 해약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생보사들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 지표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저축성보험 대신 변액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은 “변액보험 보험료는 주식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나 최근 들어 민감도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저금리 환경, 회계제도 및 지급여력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적합한 구조의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어 변액보험의 성장여력 저하는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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