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순자산총액 1년 새 2500억원 증발
활황장세에 전체 AUM 2조 증가에 그쳐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덩달아 인기를 끈 가운데 한화자산운용 ETF에선 오히려 자금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이 지난 17일 기준 1조66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9159억원, 2020년 2월 17일) 대비 약 2500억원(13%) 급감했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ETF로 투자자금이 몰렸던 상황에서도 한화자산운용 ETF에는 투자금이 오히려 빠진 것이다.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2월 17일 49조9796억원에서 이달 17일 57조3982억원으로 7조4186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순자산총액 기준 탑7 자산운용사 중에서 ETF 순자산총액이 감소한 곳은 한화자산운용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1년 새 ETF 순자산총액이 3조7060억원(31%)나 늘어났고, 이어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각각 2조9516억원(11%), 6608억원(35%), 1668억원(11%) 늘어났다. 

이로써 국내 자산운용사 ETF 순자산총액 순위도 뒤바뀌게 됐다. 지난해까지만해도 4위에 머물렀던 한화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7위로 떨어지게 된 것. 한화자산운용 자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대신 차지하게 됐으며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도 ETF 순자산총액도 한화자산운용을 넘어섰다.

ETF를 포함한 전체 AUM 증가세도 대형사 가운데 부진한 편이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의 전체 AUM은 지난해 대비 모두 10조 이상 늘어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6조2799억원, 교보악사자산운용 5조5254억원, 신한자산운용 3조6271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3조3976억원 등 순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은 1조812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투자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자산운용업계도 부흥한 한해로 평가된다. 이러한 활황장세에도 불구하고 한화자산운용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대형 운용사들 AUM이 10조 이상 늘어나고, ETF에도 투자금이 쏠린 데 반해 국내 자산운용사 AUM 기준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으로 업계 내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자산운용 측은 지난해 수탁고 감소는 매력 없는 ETF들의 상장폐지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화자산운용에서 정리한 ETF는 총 9개로 모두 상장폐지 됐고, 투자금은 고객에게 자동 환매됐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는 아리랑ETF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역할과 책임(R&R)조정, 상품성이 약한 ETF 정리 등 내실을 다지기 위한 시기였다”며 “올해부터 ‘메가트렌드’를 기치로 내세워 일시적인 테마형ETF보다는 장기 우상향 가능한 자산들과 인덱스를 발굴 및 상품화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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