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금융’ 두고 경쟁
모빌리티 라이프와 연계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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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캐피탈사의 마이데이터 사업 격전지는 ‘자동차 금융’이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캐피탈사 가운데 현대캐피탈 한 곳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를 인가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의 정보를 본인 스스로 관리하고 제공하도록 데이터 주권을 부여하는 서비스다. 캐피탈 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자동차 금융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자동차 금융과 데이터가 결합되면 캐피탈 기업은 소비자의 자동차·주유·정비·이동 정보 등을 통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이동 데이터를 파악해 가까운 주유소를 추천하거나 정비 내역을 파악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이 가능하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와 새로운 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강점인 자동차 금융과 차량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모빌리티 라이프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용해 금융자산 조회, 신용점수 조회, 내차 시세 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향후에는 보유차량과 차량 이동에 대한 관리 및 제안 서비스 등을 도입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이 금융과 차량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KB캐피탈도 지난해 9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해왔다. 다음달 2차 허가 신청 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KB캐피탈도 마이데이터 사업의 적용 분야를 자동차 금융으로 보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향후 KB차차차에 축적된 다양한 정보들을 활용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차차차는 KB캐피탈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으로 국내 매물 등록대수 1위 업체다. 현재 중고차 시세, 차량진단, 비교 견적 등의 서비스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도입되면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해 중고차를 추천하거나 차량 구입 시 캐피탈 내 할부 서비스 등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JB금융그룹은 지난해 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상품 개발의 실증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JB금융의 자회사인 JB우리캐피탈이 마이데이터 사업과 자동차 금융의 연계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했었다”라며 “올해 8월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면밀히 검토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업권에서는 강점이 있던 자동차·중고차 시장을 마이데이터 사업의 적용지로 보고 있다”며 “규모가 작은 캐피탈 사의 경우 기존 금융사나 빅테크에 비해 DB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미지수기 때문에 지켜본다는 입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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