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 연속 주식 순매도…최장 기록
국민연금 “목표 비중에 따라 운용”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국민연금을 필두로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 러시에 국내 코스피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66포인트(-0.31%) 하락한 3070.09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첫 3000포인트의 벽을 넘어선 코스피는 최근 연기금의 순매도세에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날도 연기금은 25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39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지난 2009년 28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넘어선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연기금들은 기존에 정해둔 포트폴리오에 따라 단기간 급증한 국내 주식의 투자 비중을 줄이기 위해 국내 주식 순매도 했다는 입장이다. 기존 보유하던 국내 주식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포트폴리오 내 국내주식 비중이 커져 매도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대표적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율 19.6%로 당시 기존 목표치인 17.3%를 2.3%포인트 초과한 바 있다.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상 국내 주식 비율 초과에 대한 허용범위는 ±5%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코스피 지수가 2591.34였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율은 초과 허용범위인 5%를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순매도 행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금운용에 있어서 정해진 포트폴리오에 따라 조정은 필요하지만, 애당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있어 국내 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달에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순매도를 비판하는 청원글이 총 4건 올라왔다.

실제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포트폴리오상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외채권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세부적으로 국민연금의 자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6.8% △해외주식 25.1% △국내채권 37.9% △해외채권 7.0% △대체투자 13.2% 등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국내주식, 국내채권 비중은 낮추고, 해외주식, 해외채권 비중은 늘린 것으로, 앞서 지난해 국민연금의 자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 13.0% 등이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보유하던 국내 주식의 가격이 급등하며 국내 주식 비율이 늘어나면서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시장 가격 변화에 따른 보유 주식 비중 조정은 민간펀드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에서는 최근 이와 관련해 연기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연기금 주식 매매 내역 제출을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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