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통합서비스 중단, 내자산연구소 축소 운영
“당행 금융정보 이용한 맞춤 서비스로 변경”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지 못한 하나은행이 앞서 일체 서비스를 변경한 데 이어 약관 개정에 나선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자금융서비스 △하나원큐 앱(APP) △오픈뱅킹서비스 세 가지 부문의 이용약관을 손질한다.

수정된 약관에서는 고객의 권리 보장 강화와 신용정보관리업법 시행에 따른 서비스 변경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해당 약관은 내달 24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만큼 금융사들과 핀테크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분야다.

그러나 일부 기업의 경우 허가 심사가 중단됐다. 신청기업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 또는 금융감독당국의 제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경우 허가 관련 심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신용정보업감독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5대 주요 은행 중 홀로 마이데이터 관련 신규 서비스 진출에 어려움을 겪게 된 하나은행은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면서 고객 이탈방지라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먼저 하나은행은 ‘계좌통합서비스’를 중단한다. 이는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각 금융사에 분산된 계좌 조회부터 이체 등의 거래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로, 마이데이터사업에 해당된다.

또 하나원큐 앱에서 선보인 자산관리 서비스 ‘내자산연구소’는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서비스 중단보다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에 내자산연구소는 카드, 보험, 연금, 세금우대 조회 서비스 등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운영해왔으나 일부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타 금융기관에 흩어진 고객정보를 스크래핑(scraping)이나 파싱(parsing) 등의 방법으로 끌어올 수 없게 된 탓이다.

다만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한 다른 오픈뱅킹 참가기관 조회는 계속 제공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타행 신용정보나 금융정보 등을 통합해 활용하는 건 법적으로 중단돼 당행과 오픈뱅킹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축소 운영할 방침”이라며 “행정적인 절차로 이를 뒷받침하는 한편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지난 8월 사전 신청에 63개 업체가 몰렸고, 이 중 28개사가 예비허가에 이어 지난달 27일 본허가 취득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까다로운 대주주 요건 등 심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과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더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당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제휴 등을 통해 그간 제공해온 서비스와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우회적으로 시장 참여 방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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