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6 20:55 (목)
초저금리시대…은행은 무엇을 파는가
초저금리시대…은행은 무엇을 파는가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1.03.08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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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경품·굿즈’ 걸고 특화된 브랜딩 형성 총력
밀레니얼 특성 파악해 재치있는 마케팅 전략 구사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정치인들은 꿈을 팔아 표를 얻는다.

보수든 진보든 갖고 있는 색깔에 맞는 꿈을 담아 더 많은 유권자를 설득해 집권하거나 다수당이 되려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그런데 어떻게 무형의 ‘꿈’을 팔 수 있을까. 정치인들이 ‘꿈’이라는 개념에 공약의 형태로 제공되는 ‘정치 서비스’를 담아낸다.

그리고 이 공약에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해 정치 선전을 하게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공약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원하는 꿈을 표로 사게 되는 것이다.

무형의 가치에 투자하고 홍보하는 직업이 정치인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요즘은 유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도 무형의 가치로 자신들을 포장해 마케팅에 임한다. 일종의 브랜드 전략의 하나다.

펑크정신으로 무장하고 구태의연하기만 했던 영국 맥주 시장을 뒤엎은 양조장이 하나 있다. 우리에게도 ‘펑크IPA’로 익숙한 ‘브루독’이 바로 그곳이다.

이들은 동결증류 방식으로 알코올도수 60도가 넘는 맥주를 만드는 기행을 벌여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브루독의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제임스 와트가 쓴 《창업의 시대, 브루독 이야기》에는 다음의 글이 실려 있다.

“‘노마’는 레스토랑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북유럽 요리를 하겠다는 선언과 더불어 북유럽 요리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 위한 사명을 달성하는 일에 나섰다. ‘애플’은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사명은 기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브루독은 맥주를 팔기 위해 만들어진 양조장이 아니다.

별다른 혁신 없이 매양 같은 방법으로 만들던 ‘캐스크에일’과 하이네켄 류의 ‘라거’가 판을 치고 있던 기존 영국 맥주 시장의 판 자체를 바꾸는 혁신변혁 운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와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물건을 팔기 위해 창업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창업해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였다.

브랜딩 분야의 고전처럼 읽히는 책 중에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여기에도 유사한 사례가 소개되고 있는데, 저자인 홍성태 교수는 미국 대형 크루즈사인 ‘에주어 시즈’를 소개하면서 이 회사가 고객에게 ‘추억을 파는 기업으로’라는 기업의 모토를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보통의 여행은 아침 일찍 시작하지만, 이 여행사 상품은 늦은 오후에 출항해 배에서 석양을 보는 것을 첫 이벤트로 진행된다.

시작부터 간직하고 싶은 추억거리이며 이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고 홍 교수는 말한다.

그런데 어디 여행사만 그렇겠는가. 다양한 굿즈마케팅과 쾌적한 장소 등으로 대세 커피숍으로 자리한 스타벅스는 어떠한가.

전 세계 3만3000개의 매장이 있고, 국내에도 1500개를 넘어선 커피숍 ‘스타벅스’는 더는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이곳은 분위기 있는 소파를 빌려주거나 IT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1인 오피스 사업을 하고 있다.
 
검색엔진으로 알고 있는 ‘구글’도 매한가지다. 이 회사는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세계 최고의 광고 경매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한 보조 수단일 뿐이다.

은행들의 마케팅이 다채로워졌다.

딱딱하지 않게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하고 있고, ‘돈’만을 강조하던 마케팅의 관점도 바뀌어 이제는 ‘재미’라는 요소를 무척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친숙한 캐릭터로 포장된 새로운 기획들에서 고객에게 주려는 것은 ‘더 많은 이자’보다 ‘경품과 굿즈’ 등으로 포장된 재미로 바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물론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도 경품과 굿즈로 시선을 유혹한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이자율 마케팅이 한계가 있고, 젊은 감성을 잡는 데는 밀레니얼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론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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