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시총 100조원대, 올해 뉴욕 IPO 중 최고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쿠팡의 미 증시에 안전 착륙했다.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총 100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증권가에선 쿠팡이 기존 투자 공식을 깨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35달러의 공모가로 상장했다. 

해당 공모가는 앞서 쿠팡이 제시한 상장 희망가 밴드(32~34달러)의 최상단을 뚫은 가격으로, 쿠팡은 공모가 대비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81.4% 오른 63.5달러로 치솟았다가 장중 69.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쿠팡은 미국에 상장된 외국 기업 중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 기업이 됐다. 쿠팡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886억5000만달러(한화 약 100조4000억원)로, 올해 뉴욕 증시 IPO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쿠팡의 주가매출비율(PSR)은 기준으로 7.6배에 달한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이커머스에 비해 2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상장 첫날 기준 아마존의 PSR은 3.3배, 이베이는 3.2배, 알리바바는 6.0배였다. 통상 기업의 PSR이 높으면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한다.

국내 증권가는 쿠팡이 기존 주식 투자 적정성을 점치는 밸류에이션의 한계를 깼다고 평가하고 있다.

SK증권 이효석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쿠팡의 가치는 100조원이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쿠팡을 통해 기존 밸류에이션 방법론의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세 시대 성의 존재 의미가 없어진 것은 대포가 발명된 이후였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전통적인 평가지표 성 안에서 투자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쿠팡은 대포와도 같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도 “(쿠팡 주가 급등은)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으로 추정된다”며 “쿠팡의 주가매출비율(PSR)이 5.4배(올해 매출 50% 성장 가정)에 달하는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인정받았다. 이는 아마존(3.4배)보다 높고 알리바바와(5.4배)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아직 13%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쿠팡은 주가 35달러 이상, 시총 기준으로는 600억달러(67조7000억원) 이상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상장 후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주가의 하단은 주가 25달러, 시총 430억달러(약 48조5000억원)로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