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경 매각 협상 최종 마무리
카카오도 단독 예비인가 신청하며
악사그룹 한국철수 가능성 낮아져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교보생명이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악사그룹과 교보생명간 매각 관련 협상은 공식적으로 끝났다.

인수과정에서 걸림돌이 됐던 가격에 대한 의견차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의 적정 몸값은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0.7~1배 수준을 적용한 1600억~2000억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악사그룹은 지난해 8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에 나섰다. 이에 교보생명은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 매각 협상을 이어왔다.

당시 예비입찰에는 손해보험 라이센스가 필요했던 신한금융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고비용 인력구조와 자동차보험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등이 최종적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이 됐다.

인수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면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 디지털 기업을 파트너사로 악사손보를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시장에서 공동인수 파트너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기업은 카카오페이였다. 

당시 카카오페이 내부에서도 기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과 신설 보험사 설립 방안을 두고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카카오페이가 12월 말 단독으로 금융위에 종합손해보험사 설립 예비인가를 제출하면서 공동인수 형태의 보험사 설립 논의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9년에도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보험업계는 악사그룹의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도 매우 낮아진 상황으로 보고 있다. 예비 입찰 과정에서 교보생명만 단독 참여를 결정하는 등 사실상 적정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후보도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악사손보의 모태는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이다. 이듬해 교보생명에 인수된 이후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7년에는 프랑스 악사에 교보자동차보험을 약 1000억원에 매각했다. 악사그룹은 인수 이후 총 7번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28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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