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9일부터 RAAS 재평가 돌입
대규모 투자손실·건전성 하락 이슈로
평가등급 조정차원…개선조치 예상도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경영실태평가(RAAS) 재검사에 나선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투자손실과 건전성 하락에 따라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적기시정조치’ 등급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1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은 오는 29일부터 롯데손보 본사에서 RAAS 비계량항목 재평가에 돌입한다.

RAAS는 금감원이 보험사의 경영활동에 수반되는 △경영관리리스크 △보험리스크 △금리리스크 △투자리스크 △유동성리스크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 7개 리스크부문에 대한 회사의 실질적 경영상태를 평가,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총 5등급(각 등급별 3단계씩 총 15단계)으로 나뉘며 4등급 이하로 평가될 경우 적기시정조치 등의 개선이 요구된다.

지난해 금감원은 롯데손보와 현대해상 두 곳에 RAAS 평가를 진행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였다.

이번 재검사 조치는 롯데손보의 투자리스크와 보험리스크 악화 영향이다. 지난해 RAAS 평가는 2020년 3월 결산 시점이 반영됐다. 그러나 결산시점 이후 발생한 대규모 투자손실과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으로 가장 최근인 12월 결산 시점을 반영한 등급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해외 대체투자 실패가 요인이 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978억원의 영업이익과 7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 △항공기(650억원) △해외부동산(400억원) △SOC투자자산(400억원) 등 자기자본의 17%에 해당하는 대규모 손상차손(1590억원)을 반영하며 자본적정성이 크게 하락했다.

보험리스크 부문에서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말 금감원이 롯데손보가 대량으로 판매한 무해지보험의 계리적 오류를 지적, 이를 정정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의 지난해 3분기 RBC비율은 192.9%에서 169.4%로 무려 23.5%포인트 낮아졌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4분기 실적 반영 시 RBC비율은 더 악화될 개연이 높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월 결산시점을 반영한 RAAS 평가에서 종합평가등급으로 ‘3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검사를 통해 롯데손보가 보험·금리·투자리스크 부문 중 2개 이상에서 4등급 이하를 받으면 적기시정조치 중 하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롯데손보는 조직·인력 운용을 바꾸고, 자본금을 추가 투여해야 한다. 신사업 진출도 제한된다. 

종합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면 경영개선요구 단계다. 점포 폐쇄 및 신설이 제한되고, 임원진 교체와 영업 일부정지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원진 사장의 퇴임 사유로 거론되는 대규모 손상차손 및 RBC비율은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문제와 직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RAAS 평가 결과와 별개로 사옥매각 등 RBC비율 제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5월 롯데손보 지분의 53.49%를 3734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로 3750억원까지 총 7484억원의 투자금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2800여원은 금융권에서 차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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