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대 카드론 잔액 상승 가팔라
“현재 지표로 건전성 판단 불가”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지난해 12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이 32조를 웃돌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20대와 60대의 카드론 사용이 크게 늘며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23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업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32조460억원으로 전년 29조1070억원 대비 3조원(10.1%)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9월 카드사별 1개월 이상 연체채권 비율은 지난 2019년 12월과 비교해 △우리 0.96%(-0.23%) △KB 1.09%(-0.01%) △롯데 1.28%(-0.27%) △삼성 1.00%(-0.17%) △신한 1.24%(-0.02%) △하나 1.08%(-0.37%) △현대 1.06%(+0.37%)로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모두 개선됐다.

업계는 연체율 개선이 코로나19로 인한 착시효과라고 본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원 정책으로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금융당국은 이달 종료가 예정됐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오는 9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카드론 사용이 특정 연령대에 몰렸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장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령대별 카드론 잔액과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대 1조1410억원(+18.5%) △30대 5조1330억원(+1.1%) △40대 10조9660억원(+8.2%) △50대 9조6780억원(+13.4%) △60세 이상 5조1290억원(+16.6%) 등이다.

20대와 60대의 카드론 증가율이 가팔랐던 건 20대의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와 60대의 급전 대출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직업이 없어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이 은행 대출보다 문턱이 낮은 카드론을 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금융지원 조치가 끝났을 때 상환능력을 갖추고 있을지에 대한 위험성이 크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이용자들은 은행권에서 대출이 막힌 중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가 많다”며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면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연체율로는 건전성을 판단하기 힘들다”며 “금융권은 리스크가 전이되는 특성이 있어 다중채무자들에 대해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인 146만27명이 다중채무자다. 이들은 카드론을 받은 카드사를 포함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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