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기간 종료 후 부실폭탄 우려
‘부실채권 대비 총력’ 대출문턱 높이고 금리·충당금↑

4대 은행 무수익여신비율 현황.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지난해 은행이 취급한 총여신(대출)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자산건전성 지표인 무수익여신비율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무수익여신비율(무수익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은 0.28%로, 1년 전(0.34%)보다 0.06%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출 규모는 크게 불어났지만, 무수익여신비율은 일제히 내린 모습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국내 총여신 규모는 1087조원으로,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88조989억원(8.8%) 늘었다.

이 기간 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하나은행 0.33% △우리은행 0.30% △신한은행 0.29% △KB국민은행 0.21% 순으로, 2019년과 견줘 각각 0.01%포인트, 0.06%포인트, 0.07%포인트, 0.08%포인트 감소세를 보였다.

부실채권의 지표로 꼽히는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제때 그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과 부도업체, 채무상환능력 악화, 채권재조정 등 이자미계상여신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해 무수익여신 잔액은 하나은행 8928억원, 신한은행 7983억원, 우리은행 7853억원, 국민은행이 675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1년 전보다 940억원에서 많게는 1692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하나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019년 8508억원에서 이듬해 420억원 늘었지만, 여신 증가율이 이를 웃돌아 무수익여신비율은 소폭 개선될 수 있었다.

은행권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출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이 잠재적 부실로 누적돼 향후 부실폭탄으로 돌아올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금융당국이 최근 이 기간을 올해 9월까지 또 한 차례 6개월 연장하면서 은행들의 고민이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대출문턱을 높이는 한편 부실화를 대비, 대손충당금을 평년 대비 30%가량 더 쌓는 등 여신 건전성에 방점을 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이니만큼 건전성 관리를 위해 고객의 대출상환 역량 등을 더 꼼꼼히 살피고, 금리 인상 등에 나서면서 무수익여신비율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 금융정책에 따른 지원기간이 종료되면 현재 가려져 있는 부실채권들이 무더기로 쏟아질 수 있어 대손충당금적립률을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