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시니어들, 디지털 친숙도·금융 영향력↑
실버산업 선점 위해 맞춤형 서비스 개발 박차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급속한 고령화로 중장년층 소비자의 금융 수요가 지속해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시니어 시장’을 다시금 주목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기존 고령층과 다르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뉴 시니어’를 겨냥해 전용상품 출시 이상으로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한창이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50세 이상의 비중은 40.69%를 차지하며 지난 2017년 36.99%에서 증가 추세다. 65세 이상 비중도 같은 기간 14.20%에서 16.39%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사회 전반에 대한 고령층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 부문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영역도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구주연령별 금융자산을 살펴보면 50대 이상 연령층의 평균 금융자산은 지난 2017년 2억4452만원에서 지난해 2억7222억원으로 11.32%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층의 평균 금융자산은 지난 2019년 6191만원에서 지난해 6688만원으로 1년 새 8%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29세 이하 연령층의 평균 금융자산은 6631만원에서 6450만원으로 2.72% 감소했다.

그동안 2030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한 핀테크 활성화 전략에 묻혀있던 시니어 고객이 주요 소비층으로 다시금 부상하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덩달아 분주해졌다.

시니어층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와 친숙도가 과거보다 한층 나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용상품 판매에만 집중하지 않고, 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0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지난 2017년 58.3%에서 지난해 68.6%로 10.3%포인트 올랐다.

KB국민은행은 이달 ‘KB골든라이프X’를 선보였다. KB골든라이프X는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중·장년층을 위한 웹기반 온라인 서비스로 헬스케어·라이프정보·금융·참여 등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국민은행은 ‘시니어 PFM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는 개인의 건강검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기대수명과 건강을 분석해 노후 생활을 돕는 자산관리 콘텐츠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8일 노인 돌봄 서비스 중개 플랫폼 기업인 ‘케어닥’과 협약을 맺고 간병비 수납 및 정산시스템 등 실버케어 플랫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 대상 서비스 강화를 위해 시니어 공감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전문분야인 금융과 시니어 관련 콘텐츠를 서로 교류하며 각 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은퇴 비즈니스 관련 다양한 신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령인구 증가로 실버산업이 성장하면서 뉴 시니어로 소비층이 변화하는 등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높은 구매력에 디지털 친숙도가 높은 시니어 고객을 위한 플랫폼 개발 전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는 고령자용 디지털 금융 재설계를 주문하는 당국 주문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은행마다 대표적인 시니어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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