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적립금 48% 가량 증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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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DB(확정급여)형에서 DC(확정기여)형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시기가 도래한 이들의 DC형 가입은 당연한 상황입니다.”

한 증권사 임원이 최근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한 말이다. 장기화된 저금리와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직장인들이, 특히 임금피크제를 앞둔 이들이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것이다.

퇴직연금 DC형의 경우 별도의 투자금이 없는 직장인들도 투자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가입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지난해 DC형 가입자 10만명 넘은 ‘미래에셋’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 3사를 통해 퇴직연금 DC형에 가입한 직장인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7조5810억원이다. 최근 2년새 약 48.28% 증가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말 이들 3사를 통해 DC형에 가입한 직장인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5조1125억원이었다. 1년 뒤인 2019년 말에는 전년 대비 18.62% 늘며 6조647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18년 말 8만8414명이었던 DC형 가입자수는 2019년 말 9만274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가입자수 10만1630명을 기록하며 10만명을 넘겼다.

지난달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DC형 가입자수는 총 10만4712명으로 전월 대비 2093명 증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DC형 관련 사업을 진작에 알아보고 주력한 결과 큰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DC형을 찾는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에 따라 향후 증권사들은 DB형에서 주력을 DC형으로 점차 바꿔나갈 전망이다.

다만 DB형이 아닌 DC형을 주력으로 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은 물론, 관련 교육 등의 여러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직은 우세한 ‘퇴직연금 DB형’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DB형 적립금은 약 13조3254억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DC형과 비교하면 1.76배 많다.

이들 3사의 DB형 적립금 역시 DC형 못지 않게 최근 2년 간 41.99% 증가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말 9조3850억원이었던 DB형 적립금은 지난 2019년 말 11조6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1% 늘었다.

이처럼 아직은 DC형 대비 DB형의 적립금 규모가 2배 가까이 큰 상황이다. 또 DB형의 적립금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은행과 보험사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증권사로 이동하고 있으며, 투자 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DC형을 찾는 가입자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익률 역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DB형의 수익률은 지난 1년 간 2.1%였던 반면 DC형의 수익률은 7.9%였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DB형의 수익률은 2.3%에 그쳤으나 DC형의 수익률은 7.22%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DB형의 수익률은 2.49%였던 반면 DC형의 수익률은 6.99%로 나타났다.

증권사 관계자는 “DB형 퇴직연금이 아직은 DC형 대비 우세한 상황이지만 장기 투자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 낮은 금리로 인해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DC형으로 갈아타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사업 역시 점차 DC형을 중심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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