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출입·기업銀, ‘고용안정 정책’에 동행
시중은행 “신입 못 키워…전문인력만 충원”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국책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채용 문을 열었다. 좁아진 취업시장의 문을 통과하려는 금융권 취업준비생(취준생)들에게 모처럼의 희소식이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채용 진행을 두고 여전히 고심 중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현재 청년인턴 채용을 진행 중이다. 채용 예정 인원은 100명 내외로 4월말부터 8월까지 약 4개월간 근무하는 조건이다. 청년인턴은 은행 업무를 지원하는 임시고용인력이지만, 신입행원 공채 지원 시 근무경험을 우대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은 신입행원 채용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지원접수를 받았으며 이달 중 필기시험이 예정돼있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6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달 초 상반기 청년인턴 채용을 마무리했다. 만 34세 이하를 대상으로 학력 제한 없이 모집한 이번 청년인턴은 총 123명이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9월까지 5개월간 근무하며 좋은 근무 평가를 받으면 희망자에 한해 연말까지 근무기간이 연장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6일 2021년 상반기 채용업무 대행 용역 입찰 공고를 띄웠다. 용역업체 선정부터 채용을 진행하기까지 통상 한 달여가 걸린다는 점에서 이르면 오는 5월 공채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채용인원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40명, 하반기에는 170명의 신입행원을 뽑았다.

시중은행들은 선뜻 채용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올해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 건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은 지난 2월 신규직원 채용을 시작했으며, 이달 중 340명 규모의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0명 늘어났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보통 4월 초에 채용을 시행해왔으나 올해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원래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는다.

전문직무 경력직 채용만 간간이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부터 글로벌 영업지원, 리스크총괄, 데이터분석, 부동산투자자문, 펀드회계, 투자은행(IB) 등 분야는 다양하지만 각 선발인원은 1~2명 수준에 그친다.

시중은행들이 신규직원 채용을 망설이는 건 영업점 폐쇄 등으로 필요 인력이 꾸준히 줄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은행권 영업점 수는 6405개로 전년 대비 304개 줄었다. 은행들이 영업점 통폐합 작업에 착수했던 지난 2017년(312개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비대면 활성화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신규 채용 여력이 줄고 있는 실정”이라며 “고용안정을 중시하는 정부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국책은행들만이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공채 계획에 대해 내부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나 시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인력이 필요한 부서의 인원을 전문직무 수시채용 또는 장애인, 보훈 등 특별채용 방식으로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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