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대비 현지투자 비중 높아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BNK캐피탈의 미얀마 지점 손실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 진출 의존도가 높은 캐피탈사의 자본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BNK캐피탈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쿠데타로 인해 현지법인 영업이 중단되면서 본사에 미칠 영향을 추정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2월 미얀마 군사 정부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이 발생했고 무장 군인들이 현금 탈취 목적으로 금융기관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쿠데타로 인한 혼란에 BNK캐피탈은 40개 영업점을 모두 닫았고 JB우리캐피탈도 직원들을 국내로 복귀시키는 등 혼란이 있었다. 일부 금융사들도 주재원 철수를 고려 중이다.

금융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와 혼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얀마 현지의 경제는 악화되고 있다.

문제는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캐피탈사의 부실이 본사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 미얀마에 진출한 캐피탈사의 총 투자액은 667억원이다. 이는 국내 금융회사 총 투자액(1909억원)의 35% 수준이다.

캐피탈사별 투자액과 총자산 대비 연결 자기자본 비율은 △하나캐피탈 237억원(19.3%) △BNK캐피탈 223억원(9.9%) △JB우리캐피탈 104억원(2.6%) △IBK캐피탈 113억원(1.9%) 등으로 타 업권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은행과 카드사의 경우 △국민은행 224억원, 0.1% △하나은행 193억원, 0.1% △우리은행 136억원, 0.2% △신한카드 118억원, 0.5% △우리카드 200억원, 1.8%을 기록했다.

총자산 대비 연결 자기자본 비율이 높다는 것은 손실이 났을 때 모회사의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미얀마 내 자산의 회수 가능성이 크게 저하되거나 통화가치 급락 등의 사유로 현지법인의 자산이 손상되는 경우 일부 금융사는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미국은 미얀마와 무역투자협정의 효력을 중지하는 등 경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양국 간 무역과 투자 협력은 중단된 상태며 조치는 미얀마에 민주 정권이 복귀할 때까지 유효할 예정이다.

현지 은행권에서는 미얀마 쿠데타에 항거하는 시민불복종운동(CDM)이 격해지면서 은행원들이 근무를 거부하고 현지 유가와 물가 상승이 가속화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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