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LAT 잉여금비율 전년 수준 유지
푸본·카디프·한화·하나생명 등 하위권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기준이 강화되면서 일부 생보사들의 LAT잉여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과거 판매한 고금리 계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2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LAT 잉여금 비율은 17.41%로 전년 동기(17.33%) 대비 0.08%포인트 개선됐다. 

LAT상에서의 보험부채 평가액은 시가평가 시 보험사의 부채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다. LAT 잉여금 비율은 보험부채 이상의 자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LAT 평가방법은 지난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변경돼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LAT 제도에서 책임준비금을 평가하는 할인율에 보험계약의 비유동성을 반영한 값(유동성 프리미엄)이 더해졌다. 책임준비금의 추가적립액의 가용자본인정비율이 기존 80%에서 70%까지 낮아졌다.

전반적인 수치는 개선됐지만,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푸본현대생명의 LAT잉여금비율은 지난 2019년 2.60%에서 2.30%포인트 악화된 0.30%를 기록하면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LAT잉여금 비율은 지난 2019년에 6.51%에서 지난해 4.31%로 떨어졌다. ABL생명·KDB생명·하나생명·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의 LAT잉여금 비율은 각각 4.43%, 4.77%, 4.22%, 1.55%를 기록했다.

한화생명, ABL생명, KDB생명, 푸본현대 등 생보사들은 과거 대거 판매했던 고금리의 금리 확정형 보험이 발목을 잡았다. 한화생명의 경우 금리확정형 유배당 상품에서 10조1121억원의 결손액이 발생했다. 같은 상품군에서 ABL생명과 KDB생명도 각각 1조4425억원, 6299억원의 결손이 발생했다.

LAT 잉여금 비율이 가장 높은 생명보험사는 메트라이프생명으로 76.05%를 보였다. 지난해 동기 68.87% 대비 7.18%포인트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다. 그 뒤로 오렌지라이프(47.87%), DB생명(46.35%), 처브라이프(28.56%), 신한생명(24.44%), 푸르덴셜생명(22.71%) 등도 LAT잉여금비율이 높은 생보사로 나타났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은 전년 대비 4.71%포인트 개선된 6.66%의 LAT잉여금비율을 기록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새 재무건전성 기준(K-ICS) 도입에 대응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처브라이프생명·KB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은 전년 대비 각각 4.76%포인트, 3.58%포인트, 3.31%포인트 개선됐다.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IFRS17은 현재 원가평가하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당국은 IFRS17 시행 시 보험부채가 한 번에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LAT를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LAT잉여금 비율이 낮은 중소형사나 대형 생보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LAT평가에서 추가로 비용이 발생한 보험사들이 없었지만, 금리 하락 시 연말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보험사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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