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키움 등 인기 증권 3사 
조회수 중 광고영상 비율 70~80%대
“돈 주고 조회수·구독자 늘린 정황”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대형 증권사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에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은 투자 정보에 대한 영상보다는 광고 영상을 재생하고 있었다. 유튜브 구독자 경쟁을 위해 증권사들이 ‘구독자 사재기’를 했다는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1일 유튜브 분석 사이트인 녹스 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유튜브 인기 증권사 3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유튜브 채널 평균 조회수는 지난달 24일 기준 각각 2174회, 2075회, 1994회다.

유튜브 후발주자이자 중소형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8364회)과 하나금융투자(2921회), KB증권(1015회), 한국투자증권(733회) 등과 비교하면 구독자 대비 평균 조회수는 크게 낮은 편이다.

영상도 대부분 투자 정보가 아닌 광고 영상을 재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4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전체 조회수 3329만회 중 2430만회(72.99%)가 광고 영상에서 비롯됐다. 삼성증권은 약 7051만회 중 약 6262만회(88.81%)가, 키움증권은 약 2678만회 중 1644만회(61.39%)가 광고 영상의 조회수였다.

대형 증권사 구독자들의 영상 시청 성향을 두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구독자 사재기 행위를 의심하고 있다.

한 증권사의 유튜브 채널 담당자는 “유튜브 채널을 클릭한 뒤 영상을 안 보고 광고만 틀어놔도 조회수는 올라간다. 일부 증권사에서 인위적으로 조회수를 늘리려 한 정황”이라며 “급격하게 늘어난 구독자 또한 수상하다. 요즘에는 값을 지불하면 유튜브 구독자를 늘려주는 업체들이 있는데, 실제로 의심되는 증권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급격히 늘어난 구독자 ‘의심’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구독자수 현황을 살펴보면 3개월 만에 각 증권사마다  90만명의 구독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했다. 뒤이어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유튜브 채널 10만 구독자 달성을 알렸다.

이후 올해 3월 키움증권은 증권사 처음으로 100만명 구독자를 기록했다. 10만명을 달성한 지 107일, 약 3개월만이다.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같은 달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3월 한 달 동안에만 미래에셋증권 41만명, 삼성증권 33만명, 키움증권 34만명의 구독자가 급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지난해 많이 성장한 채널 6위로 발표한 ‘삼프로TV_경제의신과함께’와 비교했을 때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구독자 증가 추세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삼프로TV가 9개월 간 70만명의 구독자를 늘린 반면 이들 증권사 3곳은 약 3개월 만에 구독자 90만명을 채웠다”고 말했다.

삼프로TV는 약 133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조회수는 약 2만7000회에 달한다. 유튜브에서 발표한 ‘2020년 국내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TOP10’에서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약 30만명이었던 삼프로TV의 구독자는 9개월에 걸쳐 올해 1월 100만명을 달성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와 조회수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며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지 또한 물음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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