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표:금융감독원)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보이스피싱(전자금융사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은행들이 다양한 피해 방지책을 통한 높은 예방률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및 건수는 각각 2353억원, 25859건으로 전년대비 4367억원(65.0%), 46629건(64.3%) 감소했다.

피해 금액 중 1141억원은 피해자에게 환급돼 환급률이 48.5%로 20.0%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감소한 모습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사기조직의 활동이 제한됐다는 점과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지속적인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이 기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은행들은 갈수록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방지책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 영업점과 비대면, 고객분석 등 각 분야별 맞춤형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영업점 대책으로는 기존의 금융사기예방진단표에 고도화된 보이스피싱 수법을 새로 반영했다. 고액 현금인출, 이체 시 모든 고객에게 똑같이 적용되던 문진 항목을 카카오톡 피싱, 대출빙자, 현금인출유도, 구매대행 등 다양한 유형별로 세분화해 정확한 문진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비대면 방안에는 인터넷·모바일 뱅킹, 텔레뱅킹 문진제도 시행, 비대면 인증 시 보이스피싱 위험이 감지된 경우 화상인증 등 맞춤형 추가 인증을 실시한다.

특히 휴대폰 개통과 악성앱 설치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맞춤형 휴대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모바일뱅킹 ‘원큐앱’에 탑재한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기능으로 지난 3월 초까지 넉 달간 고객 휴대전화에 설치된 보이스피싱 앱을 탐지하고 제거하도록 해 200억 이상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성과를 거뒀다.

신한은행의 경우 보이스피싱 방지 앱 ‘피싱아이즈’를 운영 중인 인피니그루와 제휴를 맺고 고객 피해 예방에 나섰다.

신한은행 고객이 피싱아이즈 앱을 사용하면 고객의 휴대폰에서 탐지되는 문자, 전화, 앱 정보 등 보이스피싱 의심 징후가 즉시 신한은행의 ‘Anti 피싱플랫폼’에 공유된다.

이 정보를 통해 신한은행은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앱을 통한 보이스피싱 방지 알림 또는 고객에게 안내 전화를 실시한다.

신한은행은 이 시스템을 도입한 지 두 달여 만에 724명, 147억원 규모의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한은행은 피해예방 모니터링 강화 이후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은행 업무가 종료되는 야간에 범죄를 시도하거나 신한 쏠(SOL) 앱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늘자 이달 말부터는 오후 6시부터 11시 30분까지 야간 시간에도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도 예방 시스템 강화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이 어려워지자, 피해자가 직접 피해금을 찾게 한 뒤 전달하게 하는 대면 편취형 범죄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영업점 네트워크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전 직원 대상 보이스피싱 사례와 대응방법 비대면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방지 노력이 높은 지점 및 직원에게 포상과 평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피해금 인출사고 방지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내부전산을 구축, 직원 상호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550여건 이던 영업점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사고 방지는 올해 1분기에만 230여건으로 50억원 이상의 피해를 막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보이스피싱 예방책이 촘촘해지면서 피해 발생률이 크게 줄었지만, 그만큼 범죄 수법도 진화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고객들도 보이스피싱 예방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들도 당국의 보이스피싱 척결 정책에 발맞춰 고도화된 전산 예방 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해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