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투자전략 오창섭 연구원

<대한금융신문>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향후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15일에 있었던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통화정책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2020년 3월 전세계적인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작년 2분기 미국 경제봉쇄 해제를 시작으로 북반구 여름 진입에 따른 전세계 코로나 둔화 및 국제 교역량 증가 등으로 세계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또한 작년 4분기 이후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 백신접종 가속화 및 주요국 경기부양책 기대감 등으로 향후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경제 낙관론은 다른 한편으로 통화정책에서 예상보다 빠른 긴축정책 전환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를 자극한다.

지난 4월 금통위는 채권시장에서 다소 매파적(통화긴축)인 분위기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채권금리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4월 금통위에서는 향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비교적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으며, 물가상승률도 한국은행의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예상보다 경기개선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에 따라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말한다. 또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완화 지속에 따른 금융불균형 위험이 크기 때문에 향후 어느 시점에서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는 코로나 경기회복 지원을 위해 통화완화 기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당장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4월 금통위 이후 국내 주요 투자은행(IB) 컨센서스는 올해 국내 기준금리 동결 및 내년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 차원의 금리인상에 나서려면 우선 코로나 사태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향후 정부의 올해 연말 백신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감안해도 코로나 안정 확인을 위해서는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코로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일부 국내기관은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경우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당사에서도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향후 국내 통화정책 정상화 문제는 경기사이클의 고점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이슈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세계경제는 전세계적 전폭적인 통화완화 및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기반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세계경기 회복과 함께 금리인상 등 전세계적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부각함에 따라 세계경제의 경기사이클 고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순환(Cycle)은 말 그대로 4계절과 같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현상이다. 현재는 세계경기가 상승국면에 있으나, 언젠가는 다시 경기하강 국면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경기사이클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통화정책이다.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이 먼저 자산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 발표를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 통화정책도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은 금융시장에 추수의 시기가 오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에 투자측면에서는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