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발행어음 잔액 매년 2조원↑
한투·NH·KB 이어 공격 영업 전망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융투자협회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올해 증권사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시장 참여를 앞두고 있어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 CMA 잔액은 7조52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5%(2조86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계좌 수도 71만좌에서 191만좌로 120만좌 급증했다.

은행의 정기예금이 25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지난 3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27조68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조6472억원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발행어음 CMA 잔액 규모가 예년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증권사에서 어음을 발행하기 시작했던 지난 2017년부터 어음 발행이 가능한 증권사가 추가될수록 CMA 잔액 규모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발행어음 CMA 잔액은 △2018년 2조1782억원 △2019년 4조5683억원 △2020년 7조1899억원으로 매년 2조원 이상씩 꾸준히 늘었다.

올해는 증권사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이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예년보다 잔액 증가세가 가파를 것이란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9조3463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크다.

발행어음은 자격요건을 갖춘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어음을 뜻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9조원까지 발행어음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모두 발행어음 시장 진출과 동시에 고금리 특판 상품을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영업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증권사 중 발행어음 인가 첫 타자였던 한국투자증권의 지난 2018년 발행어음 수신 규모는 4조2355억원이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2018년 6개월 만에 1조8000억원을, 세 증권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발행어음 시장 대열에 합류했던 KB증권도 2019년 6개월 만에 2조1049억원 규모의 어음을 발행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 예금의 메리트가 사라지는 추세에서 증권 CMA로의 머니 무브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오랫동안 발행어음 사업을 기다려 온 미래에셋이 고금리 특판을 내세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오는 5월 4일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증선위 심사를 통과하면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은 1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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