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급량, 전체 발행의 80%
신탁 판매↓⋯증권 ELS도 줄듯

출처=금융투자협회
출처=한국예탁결제원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올해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규모가 증가하며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ELS ‘큰손’ 은행권의 신탁 판매가 위축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19년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 시장점유율 TOP10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ELS 발행액은 15조236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7조5847억원) 대비 2조3478억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해 ELS 시장이 크게 쪼그라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위 증권사들의 지난해 1분기 ELS 발행액은 17조5847억원으로 2019년 1분기(17조3807억원)와 비슷한 수준었다. 하지만 2분기엔 전년보다 19조원 가까이 급감했고, 3~4분기에도 각각 8조5000억원, 7조1000억원씩 줄었다. 

이같은 감소세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변동성으로 조기상환이 안 된데다 은행권 신탁 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가 겹쳐진 탓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9년 12월 은행권에 상환이 이루어지는 만큼만 판매할 수 있도록 주가연계신탁(ELT) 총량규제를 적용했다. ELT는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은행 신탁 계정에 편입한 상품이다.

올해 증권사의 ELS 실적은 대형 판매사인 은행이 관건이다. 4월(6조229억원) 한달 ELS 실적만 본다면 작년(1조9575억원) 수준을 넘어 완전한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 

다만 사상 최대였던 2019년 수준까지 확대되긴 어렵다는 예측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영향으로 은행권 신탁업이 위축되면서 ELS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증권사는 ELS를 발행해 개인에게 판매하거나 은행·기관의 요청으로 발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 중 은행에 발행하는 ELS 규모는 80% 이상을 차지해 은행의 수요가 감소하면 전체 발행 규모도 감소한다. 지난 2019년 기준 A증권사는 ELS 총발행액 중 84%, B증권사는 81.7%, C증권사는 99%를 은행권에 공급했다. 

키움증권 구명훈 리테일금융팀장은 “금소법 영향으로 은행권 ELT 시장은 위축되고 ELS 전체 발행 규모도 점차 줄어들 수 있다”면서 “작년보다는 증가할지라도 재작년 최고치까지는 못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쿠폰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ELS 매력은 높아지지만 정작 은행권 수요는 감소하는 모습이다. 이달 은행권에 공급한 ELS 규모는 B증권사는 소폭 감소했으나 A증권사의 경우 반토막이 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입 절차가 까다로운 건 차치하더라도 수수료 장사하려다 불완전판매에 걸리느니 차라리 판매하지 않겠다는 직원도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분위기가 되살아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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