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C자산관리센터 전상현 대표

HBC자산관리센터 전상현 대표
HBC자산관리센터 전상현 대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 기준 연 0.5%인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 8월, 10월, 11월과 올해 1월, 2월에 이어 일곱 번째로 동결했다. 이러한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와의 격차도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금리의 인상, 인하 소식이 발표되면 왜 뉴스에 중요한 일로 나오는 걸까? 그것은 금리 뉴스가 실제로 투자에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금리의 사전적인 의미는 ‘빌려준 돈이나 예금 따위에 붙는 이자. 또는 그 비율’이라고 돼 있다. 다시 말해 내가 가지고 있으면서 발생할 수 있었던 수익을 빌려줌으로 해서 발생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한 대가이며, 그 돈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럼 금리가 내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 금리가 낮으면 대출이자도 낮으니 은행에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게 돼 시장에 돈이 많아진다. 흔한 건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여름 수박은 겨울 수박에 비해 시장에서 흔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듯 시장에 돈이 많아져서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핵심이 된다.

여기서 금리 인하의 극단적인 예시를 들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어 지난달까지는 금리가 높아서 1년 만기 예금금리가 100%로 만기에 2배가 됐는데, 이번 달에는 금리가 내려서 0%로 이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치자. 이런 극단적인 금리 인하 예시를 생각하면 쉽게 답을 낼 수 있다.

만일 지난달까지 2배의 이자가 발생했던 예금이 이제 이자소득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대출이자 역시 0원이니 많은 이들이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자’ 주문이 늘어나면서 주식 시장이 상승한다.

주식이 아닌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대출이자가 0원인 것을 이용해 집을 사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부동산 시장은 상승한다.

보험을 예로 들면 지난달까지 2배의 이자가 발생해 1억원의 보험금을 주기 위해서는 5000만원만 받으면 됐다. 그러나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게 됨에 따라 1억원의 보험금을 주기 위해서는 1억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즉 복리 효과가 사라짐에 따라 보험료가 상승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예금의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돈이 불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시중에 돈이 많아져서 화폐가치가 하락한다. 이는 결국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을 이끌어낸다.

또 해외 투자자들이 볼 때 투자 자금은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높은 국가로 이동한다. 금리를 낮추면 자국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즉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저금리는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로의 투자를 유도하며, 화폐가치를 하락시켜 환율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금 역시 갖고 있다고 이자가 생기는 자산이 아닌 실물이기 때문에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시기에 사둘 수 있다. 이때 많은 이들을 금을 사들일 경우 금값은 상승하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예시들은 공식처럼 발생하는 게 아니다. 이런 효과를 기대해 금리를 정책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금리변동 이후의 투자 자산을 반드시 별도로 확인해봐야 한다.

여담이나 경제학에서는 ‘불가능한 삼위일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국가 간 자유로운 자본이동 △독립적인 통화정책 △환율의 안정 등이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이론이다. 이는 세 가지가 서로 모순되는 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수학을 많이 쓰지만 수학처럼 공식화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참고해 투자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어느 하나를 맹신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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