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정기예금 상품 출몰
여신액 급증에 예대율 조정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적금이 만기된 20대 회사원 A씨는 금리가 높은 예금상품을 찾다가 저축은행보다 상호금융의 정기예금 금리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합원 가입을 하지 않고도 거주지역이 아닌 타지역 상호금융의 높은 금리 상품으로 가입을 할 수 있었다.

상호금융업권에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를 추월한 지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금리 노마드족들의 상호금융 이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마드는 유목민이라는 의미로 금리 노마드족은 유리한 상품에 따라 금융회사를 이동하는 고객들을 뜻한다.

수신금리 낮추는 저축은행

3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1.60%다. 지난 1월 1.89%, 2월 1.86%, 3월 1.81%, 4월 1.70%에 이어 지속 하락세다.

저축은행업계가 금리를 낮추는 건 △수신액 급증 △법정 최고금리 인하 △중금리 대출 기준하향 등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2월 저축은행의 총 수신규모는 83조264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0%대 금리의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의 예·적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으로 많은 돈이 몰린 것이다. 높은 금리를 되돌려줘야 하는 저축은행은 역마진 가능성에 금리를 낮추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되는 것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저축은행은 개정된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지난 2018년 11월 1일 이후 체결된 대출에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중금리 대출 기준이 하향됐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한은 기존 19.5%에서 16%로 낮아졌다. 당국이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상황에서 16% 이상 금리 대출의 취급 비중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는 대출금리를 낮추는 과정에서 이자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수신금리를 낮춰 수익성 보전에 나서는 상황이다.

상호금융, 수신액 확보 총력

상호금융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2월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의 여신취급 규모는 각각 145조6631억원, 80조320억원을 기록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상호금융은 수신액 확보 차원에서 금리 2%대 예금상품들을 통해 내놓고 있다.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수신액을 늘릴 필요가 생겨서다.

지난달 말 기준 새마을금고 정기예금(12개월) 금리 상위 업체는 △남원중앙 2.2% △지리산 2.2% △동남원 2.2% △남구희망 2.2% △화성제일 2.1% 등이다. 신협의 경우 △성삼우리 2.21% △청신 2.2% △성남중앙 2.15% △소화 2.1% △새누리 2.1% 등을 기록해 2%대 정기예금이 등장하고 있다.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금리 노마드족의 상호금융으로 이동도 예측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금융사들은 사실상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며 “금리에 따라 저축은행의 고객들이 상호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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