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수 대표, 10년간 농촌 체험 및 양조 배워 해미로 귀촌
모과 아로니아 등 10여 개 와인 및 딸기 브랜디까지 생산

귀촌 11년차의 농부 신권수 대표가 자신의 딸기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간 100톤 가량을 수확해 절반쯤 수출을 하고, 나머지는 내수에서 소비하며 그 중 5톤 가량은 딸기와인을 빚는다.
귀촌 11년차의 농부 신권수 대표가 자신의 딸기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간 100톤 가량을 수확해 절반쯤 수출을 하고, 나머지는 내수에서 소비하며 그 중 5톤 가량은 딸기와인을 빚는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하우스딸기가 없던 시절, 딸기의 제철은 이맘때쯤이었다.

축제의 계절, 5월을 맞아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딸기밭에서 미팅을 가졌던 70~80년대의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은 겨울이 제철이니 달라도 많이 달라진 세상이다.

딸기 와인을 빚는 신권수(61, 해미읍성딸기와인) 대표를 만나기 위해 지난 4월 말 충남 서산의 해미를 찾았다.

줄지어 늘어선 하우스 안에선 씨알이 굵은 딸기들이 여전히 익어가고 있었고, 농부의 손은 바쁘게 딸기 상자를 채우고 있었다.

귀촌 11년 차의 농부 신권수 대표가 연간 생산하는 딸기는 대략 100톤가량. 약 2000평 정도의 딸기밭에서 6개월 동안 생산한다고 한다.

이 중 절반은 수출된다. 비행기 운송료가 딸기값보다 비싸지만, 미국과 홍콩, 러시아 등에서 신 대표의 딸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로컬푸드 매장과 직거래로 나머지가 소비되고, 판매되지 않은 딸기는 냉동시켜 잼과 와인을 만든단다. 해마다 다르지만 대략 5톤가량이 딸기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딸기를 술로 빚는 것이 처음부터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고 신 대표는 말한다.

원래 당을 가지고 있는 과일은 모두 술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과수농가에선 차별화된 농업을 위해 와인 생산시설을 갖추고 양조에 나선다.

그런데 딸기는 충분한 당원을 가지고 있지만, 술을 만들 수 없었다고 한다. 이유는 목본류 과일이 아니어서 과실주의 지위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해에 걸쳐 국세청을 설득하면서 지난 2015년부터 과채류로 분류돼 딸기 와인의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술을 즐겼던 신 대표는 딸기 와인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은 듯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직접 키운 과수를 거의 모두 와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신 대표가 생산하는 와인은 딸기에 이어 오가피, 블루베리, 아로니아, 살구, 오미자, 매실, 복숭아, 사과, 모과 등 10종이다.

모두 딸기만큼 술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 1톤 정도를 와인으로 만들고 있으니 상당한 양을 과실주로 만들고 있다.

신권수 대표의 ‘해미읍성딸기와인’에서는 ‘세인트하우스’라는 브랜드로 현재 10여종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딸기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도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딸기와 모과, 사과, 복숭아 등은 스파클링 와인으로도 생산할 계획이다.
신권수 대표의 ‘해미읍성딸기와인’에서는 ‘세인트하우스’라는 브랜드로 현재 10여종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딸기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도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딸기와 모과, 사과, 복숭아 등은 스파클링 와인으로도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니 1년이 분주하다. 그것도 1만 평 규모의 농사를 지으면서 양조 하는 것이니 당연한 일일 게다.

일이 이처럼 산더미인데도 양조에 대한 신 대표의 관심은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18년부터는 딸기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도 만들고 있다. 아마 딸기로 브랜디를 만드는 국내 유일의 농가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최근 젊은 층이 좋아하는 스파클링 와인도 계획하고 있다.

딸기 농사철이 끝나지 않아 본격적인 양조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장비와 병과 라벨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한다.

신 대표가 계획하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주력인 딸기와 모과, 사과, 복숭아 등이다. 단맛이 강하면서도 탄산과 잘 어우러지는 개성있는 맛을 갖춘 과일을 선택한 것이다.
 
인력을 고용한다고 해도 상당한 양의 술을 계획하고 양조에 나선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궁금증은 신 대표의 귀촌 준비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해소된다.

귀촌 전에 건설업에 종사했던 신 대표는 노후를 대비할 방안으로 귀촌을 생각하고 10년 동안 농촌 체험은 물론 자가양조공방 등에서 다양한 술을 직접 만들어가며 양조기술을 체득한 것이다.

그리고 FTA 등으로부터 피해를 가장 적게 받는 품목이 딸기라고 생각하고 해미로 내려와 딸기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지금은 서산 딸기 농가 중 유일하게 수출 중심의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곳이 됐다.

그의 와인은 특히 평택에 있는 미군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주말이면 체험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그의 와이너리는 사람으로 북적거렸다고 한다.

연간 5만명 정도가 체험객으로 방문했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 체험객이 급감해 피해가 크지만 그래도 올해부터 서서히 복원되고 있단다.

신 대표의 와이너리의 장점은 싱싱한 딸기 등의 과일을 맛볼 수 있고, 그리고 그 과일로 만든 와인이 10여 종에 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브랜디까지 갖추고 있으니 다채로운 술을 찾는 애주가라면 해미읍성으로 발품을 팔 이유가 차고도 넘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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