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외화예금, 전년比 116%↑
미래에셋증권 보유규모 웃돌아

출처=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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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삼성증권이 외화예금을 3조원 가까이 비축하며 증권업계 외화보유고 1위였던 미래에셋증권보다 더 많은 현금성 외화자산을 쌓았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증권의 외화예금(투자자 예탁금 포함)은 2조762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801억원) 대비 11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외화예금(2조7522억원)이 4.2%(1115억원)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이러한 외화예금 급증은 해외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한 영향도 일부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해 증권업계를 휩쓸었던 마진콜 사태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국내 증권사들이 유로스탁스50 등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20조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운용 자금에 대한 마진콜(추가 증거금)이 발생했다.

당시 해외 증권사들은 담보금으로 원화 대신 달러를 요구했고,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어음(CP)을 팔아 환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녀야 했다. 마진콜은 통상 발생 직후 다음 영업일까지 납입하지 않으면 반대매매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ELS발행 규모가 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증권사에서만 각각 약 1조원 규모의 마진콜이 발생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규모 마진콜 비상사태를 겪은 후 본격적으로 현금성 외화자산을 늘려오다가 올 1분기엔 결국 미래에셋보다 많은 외화를 쌓았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증권의 외화예금 잔액은 2조756억원으로 마진콜 발생 직전 연도였던 2019년 말(7180억원)보다 65% 증가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작년 하반기부터 외화예금 자체 비중을 크게 늘렸는데 마진콜 이슈 여파로 외화 현금성 확보에 적극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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