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권 자금조달은 우수 대부업체만”
프리미어리그 도입시 낙오 업체 존폐 우려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잇따른 최고금리 인하와 국책 금융사의 대출 중단 등으로 위기에 처한 대부업계가 자금조달 비용 합리화를 요구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은 대부업권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책 금융사가 대부업권 대출을 중단한 건 지난 2019년 IBK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다.

산은, IBK캐피탈이 대부업 대출을 중단한 건 정책금융기관이 대부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아울러 대부업계에게는 최고금리 인하라는 악재도 남아있다.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되면 대부업권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대부업권의 대출잔액이 15조원을 기록해 전년(15조9000억원) 대비 5.5% 감소했다. 지난 2018년 상반기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기간 대부업 이용자 수는 157만5000명으로 전년(177만7000명) 대비 11.4% 감소했다.

이에 대부업권은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게 시중은행으로부터의 자금조달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은 내규상으로 대부업을 대출 금지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업체들은 더 높은 금리의 저축은행과 캐피탈로부터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한다.

대부업계는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은행에서 2~3%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대부업권 평균 조달 금리는 5~6%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은행권 자금 조달을 ‘우수 대부업체’에 한해서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위법사실이 없고 저소득층 금융공급에 주력한 대부업체를 선별해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도입할 계획이다. 우수 대부업체로 선정되면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도입이 대부업권 양극화를 유발하고 우수업체에 탈락한 업체는 영업을 접어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금융위에 등록된 1400여개 대부업체 중 우수 대부업체로 선정된 곳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고 나머지는 자금조달과 인식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어리그에 들어가기 위해 대부업권이 건전한 영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우수업체 진입장벽을 넘을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될지 모르고 소외된 업체는 존폐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느 정도 제도가 정착된다면 금융위가 지속적으로 우수업체를 추가 선정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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