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고신용 차주, 시중은행 이동 가능성
카드·캐피탈·저축은행 고객 겹쳐 경쟁 예고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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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대환대출 플랫폼 개시가 가까워지자 2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공개경쟁이 시작되면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이 은행권을 시작으로 시행된다. 대환대출은 새로운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차주들은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금융사들의 금리를 비교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타 금융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그간 대환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계약 금융사와 이동하려는 금융사를 방문하고 서류를 제출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에는 은행, 상호금융,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 다수의 금융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때문에 업계는 금융사간 금리경쟁을 유도해 전반적인 대출금리를 낮추려는 금융당국의 의도로 분석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은 고객이탈과 과다경쟁에 대해 우려한다. 2금융권 내에서의 이동은 물론 시중은행에게도 고객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2금융으로 밀려났던 고신용 차주, 다시 떠날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시중은행과 2금융권은 주요 고객층이 달라 고객이 유출될 염려가 적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의 대출총량 규제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막힌 고신용 차주들이 현재 대거 2금융권으로 이동해 있는 상태다.

2금융권의 고신용 차주들은 보다 낮은 금리의 시중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1년, 1등급) 금리는 2.57~3.62% 수준이다. 반면 신용카드사의 1·2등급 차주의 경우 9.16~11.04%까지 금리가 책정돼있다.

이에 신규대출 중 고신용자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린 업체들은 차주가 시중은행으로 대환을 진행한다면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한 35개 업체 중, 금리 10% 이하 고신용자 대출 취급 비중을 늘린 업체는 16개다.

특히, IBK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중 금리 10% 이하 대출 비중을 지난해 4월 2.16%에서 올해 4월 45.16%까지 끌어올려 가장 많이 늘렸다. NH저축은행은 2.47%에서 29.94%, 신한저축은행은 6.88%에서 25.06%로 늘려 뒤를 이었다.

격전지 중금리 대출, 2금융권 출혈경쟁 예고

2금융권 내에서의 금리·고객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2금융권 대출은 보통 중저신용 차주에게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층이 겹친다.

아울러 정부가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해 2금융권에서 비슷한 금리대의 대출 취급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때문에 플랫폼 등장으로 금융사별 대출금리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금리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6.45%다. 같은 기간 카드사는 14.55%, 캐피탈사는 13.52%를 기록해 1~2%대의 차이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카드·캐피탈사는 고객 모집이 점포 기반으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 이탈시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은 보통 영업점에 고객이 방문해 금융업무를 진행한다. 반면 카드, 캐피탈사는 텔레마케팅과 방문 등 고객에게 찾아가는 영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모집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금융권 고신용자들은 시중은행으로, 2금융 내에서는 금리에 따라 차주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힘들게 고객을 유치했는데 플랫폼을 통해 쉽게 이동해버리면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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