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우려에 돌파구 찾는 카드사
페이 터줏대감 빅테크…억제 가능할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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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손을 모았다. 앞으로는 신한카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카드사와 BC카드, NH농협카드는 간편결제 시스템 개방에 합의했다. 이르면 연말까지는 전산구축이 완료돼 앱 하나로 여러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업계는 카드사들이 손을 모은 이유로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세를 꼽는다.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액은 일평균 4492억원으로 2018년 2228억원, 2019년 3171억원에 이어 증가세다. 연 160조 규모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손을 모았다고 분석된다.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한 연합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의 비중의 45.7%로 금융회사의 간편결제 규모(30%)보다 크다. 카드사들은 힘을 합쳐 빅테크에 대항할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드업계가 손을 모은 적은 손에 꼽는다. 카드사들끼리 경쟁관계이기도 하고 중소형 카드사의 경우 고객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합의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페이 동맹에서는 카드사들의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재산정, 빅테크 후불결제 진출, DSR 규제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정돼있는 상황이다.

이에 각 회사가 플랫폼을 개방해 소비자 편익을 제공함으로써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동맹이 후발주자로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빅테크들이 간편결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의 차별성이 없다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미 시중에는 다수의 간편결제 플랫폼과 어플이 자리잡고 있다. 빅테크뿐 아니라 정부·지자체와 연동된 제로페이, 계열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모바일 간편결제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젊은 층일수록 처음 접한 금융상품을 오랜 기간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며 “아직 합의 초기 단계인 만큼 서비스가 얼마나 고도화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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