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대출 취급 증가세
교차판매로 우량차주 흡수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지난해 은행계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이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우량차주에게 대출을 늘려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계 저축은행 6곳(IBK·KB·NH·신한·하나·우리금융)의 총자산이 모두 늘었다.

저축은행 별로는 하나저축은행이 1조8112억원으로 전년(1조3047억원) 대비 38.8% 증가해 가장 많이 상승했다. KB저축은행은 1조8577억원으로 38.4%, NH저축은행이 1조8353억원으로 26.4%, 신한저축은행은 1조8106억원으로 14.9% 상승해 뒤를 이었다.

업계는 은행계 저축은행들이 당국의 대출총량 규제로 은행권에서 대출이 막힌 고신용 차주를 유입해 총자산을 늘린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12월 은행계 저축은행 6곳 중 10% 이하 저금리 신규대출 취급 비중을 늘린 업체는 3곳이다. 해당 기간 IBK저축은행의 10% 이하 신규대출 취급 비중은 66.08%로 전년 동기(1.68%) 대비 급증했다.

NH저축은행은 3.24%에서 42.17%, 신한저축은행은 3.20%에서 14.84%로 늘려 뒤를 이었다.

대출금리가 낮을수록 고신용 차주일 가능성이 높고 고신용 차주에게는 한도가 높게 책정된다. 은행계 저축은행들이 안전한 우량차주 위주의 대출로 자산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에도 고신용자 대출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규대출 중 저금리 대출 취급을 늘린 업체가 5곳으로 늘었다. IBK저축은행은 45.16%로 전년 동기(2.16%) 대비 가장 크게 늘렸다. NH저축은행은 2.47%에서 29.94%, 신한저축은행은 6.88%에서 25.06%까지 끌어올렸다.

하나저축은행은 2.95%에서 3.99%로 소폭 상승했으며,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64%로 10% 이하 저금리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은행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의 창구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저축은행 쪽으로 영업을 연계·소개하는 교차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 차원의 시너지를 활용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계 저축은행들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취급해 2금융이 아니라 1.5금융이라는 말도 있다”며 “해당 저축은행들은 서민금융 역할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계 저축은행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는 건 건전성에 위험하다. 또 은행에서 유입된 고신용 차주를 내칠 이유도 없다.

은행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고신용 차주들이 넘어오신 영향”이라며 “전반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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