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접속오류, 배상건수 증가에
전산투자비 전년보다 16% 늘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지난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오류 등 각종 전산사고로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던 증권사들이 전산 운용 비용을 확대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 상위 10대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는 902억원으로 전년 동기(780억원) 대비 16%(122억원) 늘었다. 2019년 1분기 대비 2%(16억원) 소폭 증가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다. 

위 증권사 중 전산 투자 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전산운용비는 189억원으로 전년(137억원)보다 38%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가장 많은 회사인 만큼 HTS·MTS 고도화를 위한 전산 개선 작업에 주력한 결과다. 뒤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전년동기 대비 26.3% 증가했고 미래에셋증권(17.7%), 하나금융투자(17%), 대신증권(12%), NH투자증권(9.9%), 신한금융투자(9.3%), 삼성증권(8%) 순이었다. 

증권사들이 전산 투자 비용을 늘리는 것은 지난해부터 연달아 터진 HTS·MTS 접속 오류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과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코스피 거래량 사상 최대 규모 랠리의 시작이었던 지난해 3월, 리테일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에서만 세 차례 접속 장애 사고가 터졌다.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등락을 반복하던 13일 오전 9시 5분부터 약 10분간 시스템 장애 현상이 발생하며 매수·매도 주문이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들에서도 연달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전산 장애 빈도가 높아지자 증권사들의 배상 건수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증권사 HTS·MTS 장애 배상 건수는 전년 2255건에서 7831건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HTS·MTS 접속 오류는 기존 주식거래량 기준인 서버와 시스템이 전례 없던 주식거래 열풍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3조209억원으로 전년(9조3017억원) 대비 147.5% 급증한 바 있다.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가 사상 최대치로 폭증했다. 서학·동학개미라는 유행어가 등장할 정도로 코로나19 폭락장을 투자 기회로 삼은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다.

금융감독원의 2020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 57곳 증권사들의 유가증권시장 수탁수수료(108.8%), 코스닥시장 수탁수수료(106.7%), 외화증권 수탁수수료(234.4%) 모두 역대 기록을 세웠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 변동과 공모주 열풍에 지난해 주식거래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접속 오류가 났고 관련 민원도 많이 늘었다”면서 “장애 방지를 위한 MTS 고도화는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서버를 증설하는 등 시스템 정비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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