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나이 36.5세의 젊은 양조장이 김포에 생겼다. 도봉산 아래에서 막걸리를 빚던 이규민 상무(사진 우측)와 고릴라브루어리에서 최고운영관리자를 맡았던 추덕승 대표(사진 중앙), 그리고 IT 분야에서 마케팅을 해왔던 우화섭 상무가 의기 투합해 ‘독브루어리’ 버전 2.0 시대를 개막했다.
평균나이 36.5세의 젊은 양조장이 김포에 생겼다. 도봉산 아래에서 막걸리를 빚던 이규민 상무(사진 우측)와 고릴라브루어리에서 최고운영관리자를 맡았던 추덕승 대표(사진 중앙), 그리고 IT 분야에서 마케팅을 해왔던 우화섭 상무가 의기 투합해 ‘독브루어리’ 버전 2.0 시대를 개막했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맥주 제조법을 막걸리 양조에 접목해 지금까지 없던 막걸리 맛을 선보였던 ‘DOK브루어리’가 김포에 새 둥지를 틀고 ‘독브루어리’라는 이름으로 ‘버전 2.0’시대를 열었다.

버전 1.0은 기존 업계의 생각을 뛰어넘는 부재료를 사용하면서 드라이 홉핑 등의 맥주 제조법을 우리 술 양조과정에 적용해 세상에 없던 술을 시장에 내놓았다면, 버전 2.0은 수제 막걸리 업계에 새로운 협력의 모델을 제시하면서 양조의 시너지까지 같이 도모하기 위해 막걸리와 맥주 업계의 인적 결합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

고릴라브루잉의 최고운영관리자(COO)였던 추덕승 씨와 DOK의 대표 이규민 씨가 하나의 공간, 그리고 하나의 아이디어와 마케팅 전략 아래 뭉쳐 새로운 막걸리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둘의 만남은 두 번에 걸친 콜라보의 결정물인 ‘노크(Knock)’에서 시작된다.

맥주 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들면서, 발효제로 효모와 함께 누룩을 넣은 샤워 에일류의 맥주이자 막걸리였던 노크는 지난해 출시 당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 술을 당시 고릴라브루잉의 COO였던 추덕승 씨가 브랜드 마케팅 프로젝트를 맡아 추진하면서 양조를 맡은 이규민 씨와의 한길 인생이 예고됐던 것.

이 술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고, 여기에 IT분야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해 온 우화섭 씨까지 합류하면서 ‘원팀’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일어난 시기는 올 1월. 세 사람 중 가장 연장자인 추덕승 씨가 하나의 팀으로 새로운 막걸리 양조장을 만들자는 제의에 두 사람 모두 긴 고민 없이 흔쾌히 받아들이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것이 평균 나이 36.5세의 젊은 양조장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탄생 비화다.

대표이사는 원팀을 제안한 추덕승 씨가 맡고 양조는 예전처럼 이규민 씨가 담당키로 한다.

그리고 후발이지만 젊은 피로 무장한 양조장답게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우화섭 씨가 맡기로 한다.

독브루어리는 별도의 감미료 없이 김포쌀로 이양주를 빚어 만든 ‘DOK’를 연중생산하고, 김포의 특산품을 이용해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베리류, 가을에는 햅쌀과 사과, 배, 그리고 겨울에는 포도로 계절 한정판 술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은 시그니처인 ‘DOK’.
독브루어리는 별도의 감미료 없이 김포쌀로 이양주를 빚어 만든 ‘DOK’를 연중생산하고, 김포의 특산품을 이용해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베리류, 가을에는 햅쌀과 사과, 배, 그리고 겨울에는 포도로 계절 한정판 술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은 시그니처인 ‘DOK’.

그 첫 작품으로 술도가의 이름을 DOK에서 ‘독브루어리’로 바꾼다. 술도가의 이름은 ‘독’으로 바꾸지만, DOK는 술 이름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버전 1.0과 버전 2.0의 유기적인 결합을 정리해낸다.

취재를 위해 경기도 김포 하성면에 위치한 양조장을 찾은 날,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사무실에서의 열기는 내리는 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열정으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간에 준비해온 자신들의 활동과 새로운 술에 대한 설명, 그리고 전용 잔 등 자신들을 특화할 굿즈 선정까지 일목요연하게 준비된 모습은 이규민 씨가 혼자 하던 시절과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술에 대한 지향점도 맥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던 버전 1.0과 달리 버전 2.0은 ‘막걸리’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세우고 정공법을 펼칠 술들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 시판하고 있는 ‘DOK’는 살아 있는 막걸리를 강조하기 위해 ‘라이브’라는 단어로 술의 정체성을 부여했다.

그래서 병입 초기에는 입문자용으로 추천할 수 있는 단맛 중심의 술이지만, 병숙성 과정에서 산미와 탄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술이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FGI(집단심층면접)까지 펼쳤다고 한다. 20대부터 30~40대에 이르기까지 독브루어리가 타깃으로 설정한 세대들의 의견을 수렴해 ‘DOK’의 술맛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술은 알코올 도수 15%의 술인 ‘독주’. ‘DOK’의 원주를 담은 것이어서 부쳐진 이름이지만, 네이밍 전략 자체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아낸 듯하다.

이 술은 다양한 칵테일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전통주점 등의 업장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술들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줄 것이라고 추 대표는 말한다.

이처럼 ‘DOK’와 ‘독주’는 연중 생산하는 술로 기획된 제품이라면, 독브루어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기 위한 계절별 술들도 따로 계획하고 있다.

추 대표가 생각하는 시즈닝 술은 모두 4종류로 모두 김포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부재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블루베리 등의 베리류, 그리고 가을은 햅쌀과 배, 사과, 겨울을 포도를 넣어 막걸리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이규민 상무의 장점이자 버전 1.0 시절의 독특한 술들은 현재 계획하고 있는 술들이 안정화되는 대로 한정판 술로 양조할 계획이란다.

자신들이 일궈낸 ‘세상에 없는 술’이라는 브랜드를 사장시키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양조장의 내일이 너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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