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만에 6.5만 가입…3분의2가 한투
“고위험 상품에 이정도 규모 이례적”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라임·옵티머스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에 ‘랩어카운트’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 전체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 수는 182만5170명이다. 지난해 말(175만9801명) 대비 6만5369명이 추가로 일임형 랩어카운트 투자에 뛰어들었다.

계약건수는 201만3466건, 계약자산(평가금액)은 138조4707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말 대비 2.92%, 4.48% 늘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랩어카운트의 경우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계약건수가 이렇게 늘기 쉽지 않은 만큼 엄청난 증가세”라며 “1만건만 계산해도 3개월(20영업일 기준) 간 매일 150건 이상의 가입이 발생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랩어카운트 가입자를 보유한 곳은 올해 1분기 기준 60만5908명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이다. 뒤이어 한국투자증권(21만235명), NH투자증권(16만6211명) 등이다.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건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랩어카운트 신규 가입자는 4만276명으로 미래에셋증권(1만3387명) 보다 약 3배가량 많았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만2541명 늘어났다.

증권업계는 사모펀드 사태에서 랩어카운트 성장세의 원인을 찾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가 각종 사기에 연루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랩어카운트와 비슷하다. 랩어카운트 역시 대부분 주식 등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투자성향과도 맞아 떨어진다.

덕분에 증권사들은 올 1분기 투자일임수수료수익도 쏠쏠하게 챙겼다. 증권사별 수수료수익은 미래에셋증권(228억7531만5532원), 한국투자증권(163억369만8550원), NH투자증권(48억1494만8525원) 순으로 나타났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고위험·고수익을 기대하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랩어카운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고위험 등급인 만큼 랩어카운트 상품을 소개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랩어카운트는 자산운용서비스를 하나로 묶어(wrap) 고객의 성향에 맞게 제공하는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다.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경우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맡아 주식·채권·펀드 등에 투자하는 등 종합적인 운용을 해주고 보수를 받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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