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신규 가입자 6만5369명 발생
한투에 61.61% 몰려…미래에셋 3배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상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증권사 전체의 랩어카운트 신규 가입자가 올 1분기에만 6만5369명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큰 축에서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을 모니터링 중이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맡아 주식·채권·펀드 등에 투자하는 등 종합적인 운용을 해주고 보수를 받는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다.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증시 하락장에서 수수료 부담은 더 커진다. 또 편입된 기초자산이 고위험 상품군으로 이뤄져 있을 경우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올 1분기 기준 증권사 전체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 수는 182만5170명이다. 지난해 말(175만9801명) 대비 6만5369명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4만276명으로 신규 가입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규 가입자의 61.61%를 차지했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미래에셋증권(1만3387명) 보다 약 3배가량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만2541명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입한 총 22만5599건(1분기 기준)의 랩어카운트를 운용 중이다. 자금 규모는 4조6195억원 상당이다. 이 중 고액(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 랩어카운트는 95건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랩어카운트의 급격한 성장을 사모펀드 사태의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라임·옵티머스펀드 등이 사기에 연루되면서 사모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랩어카운트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트렌드를 인지하고 모니터링 중”이라며 “소비자가 부당한 손해를 보면 안 되기 때문에 특이한 동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현상 자체만으로도 ‘빨간불’로 보고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랩어카운트 상품이 단일 상품은 아니기 때문에 주로 어떤 것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고위험인 해외주식 등에 몰린 것은 아닌지, 어떤 방식으로 가입자를 늘렸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랩어카운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입 금액에 따라 최대 12만원의 사은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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