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의존도↑, IB·WM 지지부진
수년간 이어진 성장 정체기 탈출해야

사진=대신증권
사진=대신증권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대신증권의 순자본비율(NCR)이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대형·중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간 수익다각화에 실패하면서 재무건전성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난 1분기 NCR은 443.6%였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 중 19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용순자본은 3% 가량 늘었으나 총위험액(7%)은 두 배 넘게 늘고, 필요유지자기자본은 비슷한 수준을 보이면서 NCR이 하락했다. 

그간 대신증권의 NCR은 꾸준히 하락해왔다. 지난 2017년에는 397.6%(19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이후 2018년 493.9%(13위), 2019년 381.8%(18위), 2020년 483.1%(18위) 등을 기록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증권사의 대표적인 핵심 재무건전성 지표로, NCR이 낮아지면 자금 조달과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NCR에 대해 최소 10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통상 50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당국은 증권사의 NCR이 500%를 넘어야 재무적 위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10년 전인 2011년만 해도 508% 이상의 NCR을 기록하며 대형증권사들과 어깨를  견줬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교보증권(631%)·하이투자증권(560%)·현대차증권(488%)·유안타증권(684%)·부국증권(705%)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신증권을 앞지른 상태다.

증권사는 NCR 수치를 높이려면 총위험액을 줄이거나 영업용순자본을 늘려야 한다. 총위험액은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가 빈번한 투자은행(IB) 비중 때문에 회사마다 전략에 따라 수치 변동이 잦을 수 있다. 

영업용순자본은 실적이 좋아야만 오른다. 위탁매매,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내며 꾸준히 성장하거나, 어느 한 부문이 실적이 저조한 다른 부문까지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이어야 한다. 

대신증권의 NCR 하락 추세는 위탁매매를 제외한 IB, 트레이딩, WM 부문이 저성장한데 기인한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WM, IB, 트레이딩 순영업수익은 262억원, 709억원, 592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1%, 4.9%, 33.6% 줄었다. 지난 2019년에는 트레이딩(80억원) 외에 위탁매매, WM, IB 부문 모두 전년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엔 WM(85억원), IB(216억원), 트레이딩(399억원) 부문이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위탁매매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다. 지난 1분기 대신증권의 순영업수익(1918억원)에서 위탁매매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다. 같은 기간 타 증권사들이 20~30%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대신증권보다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은 곳은 키움증권이다. 그러나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이 다른 부문의 부재를 넘어설 만큼 독보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키움증권의 올 1분기 순영업수익(3860억원) 중 위탁매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1%다.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지만 다른 부문의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올 1분기 키움증권은 위탁매매 부문을 제외한 IB(500억원·-7.8%), 홀세일(280억원·흑자전환), PI(260억원·50.1%) 등에서 1000억원이 넘는 순영업수익을 시현했다. 

덕분에 키움증권의 NCR은 지난 2018년 455.4%에서 올해 1분기 1094.4%까지 확대하며, 대형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1194%)와 차이를 좁혔다. 영업력 확대로 영업용순자본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로나 덕에 브로커리지가 다시 증권사에 주요 먹거리로 부상했지만 브로커리지 만큼 변동성을 예측하기 힘든 것도 없다”면서 “대신증권은 성장 정체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수익성 다각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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