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유일 우발부채 비율 100% ↑
신평사들, 등급하향 요인으로 지목

출처=한국신용평가
출처=한국신용평가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높은 우발부채 비율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더 확대할 전망이다.

지금도 하이투자증권은 국내서 우발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117%였다. 

총 25개 국내 증권사 중 우발부채가 100%를 넘어선 곳은 하이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우발부채는 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채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뜻한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우발부채 비율은 대형사는 물론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신영증권(42.1%), 현대차증권(63.4%), 한화투자증권(60.3%), 교보증권(70.5%)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우발부채는 고위험 익스포져(거래상대방의 채무불이행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 대표격인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공격적으로 나선점이 주효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주력사업부문은 부동산 금융 주선·자문과 구조화금융, 신용공여 등을 통한 투자은행(IB)이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은 10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설립 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호실적을 이끈 건 부동산PF였다. 부동산PF가 속한 IB부문 영업수익은 9067억원으로 위탁매매(4214억원)와 자기매매(2741억원), 기타부문(590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다.

앞으로도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 사업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부동산금융과 IB 부문을 더욱 확대했다. 기존 투자금융본부의 부동산금융 관련 업무를 따로 떼 부동산금융본부도 신설했다. 부동산금융을 이끈 투자금융총괄 김진영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용평가사들은 하이투자증권의 우발부채를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주시하고 있다. 우발부채 리스크 관리 없이 부동산PF 사업을 확대할 경우 우발부채 비율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자본완충력은 우수한 편이긴 하나 우발부채가 채무로 현실화하면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PF 사업에서 위험을 인수하면서 영업을 하는지 주선·주관만 하는지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100%를 상회하는 증권사는 높은 위험인수 성향을 감안할 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발채무의 질에 차이가 존재하나, 부동산경기의 높은 변동성 및 위험인수 성향 등을 고려해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의 비율이 높은 증권사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IB영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부채 규모가 늘며 피어(Peer) 대비 과중한 수준의 우발부채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발부채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져로 구성돼 부동산 경기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