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6종목 상장, 40종목 폐지
‘고평가’ 원유 ETN에 데인 영향 
괴리율 초과 공시만 448건 달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올해 상장지수증권(ETN)에서 매월 130억원씩 순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보다 상장폐지가 더 많을 지경이다. 지난해 원유 ETN 사태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면서 투심이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N 종목은 전일 기준 총 171개로 지난해 말 190개에서 줄어들었다.

개별 종목별로 올해 신규 상장된 ETN은 약 26종목이다. 한국투자증권(7종목), KB증권(6종목), 삼성증권(5종목), 대신증권(3종목), 미래에셋증권(2종목), NH투자증권(1종목), 신한금융투자(1종목), 하나금융투자(1종목) 등이 신규 상장을 추진했다.

같은 기간 상폐된 ETN은 총 40종목으로 신규 상장보다 많았다. NH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21종목을 상폐시켰으며, 미래에셋증권(11종목), KB증권(4종목), 한국투자증권(2종목), 삼성증권(1종목), 신한금융투자(1종목) 순으로 뒤를 이었다.

증권사들이 ETN 발행을 축소한 요인은 반전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다.

앞서 지난해 한 해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총 7840억원 규모의 ETN을 순매수했다. 매달 평균 653억원 가량을 사들인 셈이다. 유가 하락에 따라 저점 매수를 노린 투자자들로 인해 ‘원유 ETN’에 상당한 자금이 쏠렸다.

그러나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린 나머지 원유 ETN의 괴리율은 한 때 1000%를 넘기기도 했다. 때문에 거래가 정지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괴리율이 클수록 ETN이 고평가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원유 ETN으로 인해 투자의 쓴맛을 본 개인투자자들은 올해부터 ETN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이들은 약 1511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매달 126억원 상당이다.

연일 쏟아지는 ‘괴리율 초과’ 공시도 투자심리 반전을 이끌었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원유 ETN 사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 증권사들이 한 괴리율 초과 공시는 총 448건에 달했다.

괴리율은 ETN의 시장가격과 정규시장 매매거래시간 종료 시에 산출한 실시간 지표가치(Intraday Indicative Value)의 차이를 실시간 지표가치로 나눈 값이다. ETN 가격의 고평가(양의 괴리율) 또는 저평가(음의 괴리율) 상태를 의미하는 투자참고지표다.

국내자산으로만 구성된 기초지수를 이용하는 ETN이라면 괴리율이 1%를 초과할 때 이 같은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해외자산이 포함됐다면 2%를 초과할 때 이를 안내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원유 ETN 사태 이후로 투자자들의 ETN에 대한 열기가 사그라들었고 자연스럽게 거래 규모가 줄어들었다”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아 거래가 없는 ETN의 경우 상폐 수순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폐되는 ETN이 많은 만큼 증권사들이 시장에서 관심을 많이 받는 섹터나 산업을 중심으로 ETN을 상장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ETN은 원자재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얻도록 설계한 채권 형태의 파생결합증권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이 거래소 상장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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